불법 체류자 라이베리아로 추방하는 절차도 개시

(서울=연합뉴스) 곽민서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 거주하는 아이티 이민자 35만여명에 대한 인도주의적 보호 조치를 종료한 후 첫 추방 절차를 개시했다.
20일(현지시간)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이날 19∼71세 아이티 이민자 170명을 실은 미국발 추방 비행편이 아이티 북부 해안 카프아이시앵에 착륙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중 상당수는 지난 3주간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에 억류된 상태였으며, 일부는 최근 '임시보호지위'(TPS)를 상실했다고 WP가 전했다.
TPS는 무력 분쟁이나 자연재해 등 비상사태가 발생한 국가 출신의 이민자에게 인도적 차원에서 미국 체류를 허용하는 제도다.
TPS를 통한 체류는 최장 18개월까지만 가능하지만, 대부분 이민자는 TPS 자격을 갱신해가며 사실상 미국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문제 삼아 올해 초 아이티를 포함한 일부 국가에 대한 TPS 종료를 시도했다.
이후 워싱턴DC 연방지방법원은 트럼프 행정부의 TPS 종료 추진에 제동을 걸었지만, 미 연방대법원은 지난 6월 TPS 종료 결정은 법원의 심사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하며 사실상 행정부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35만명에 달하는 미국 내 아이티 이민자들은 사실상 강제로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WP가 전했다.
이들 중 일부는 별도의 망명 신청 절차가 진행 중이라 미국에 계속 체류할 수 있지만, 대다수는 ICE의 단속 및 추방 대상이 될 수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는 "현 행정부가 이민자들의 합법적 체류 자격을 의도적으로 박탈하고, 이들을 위험한 지역으로 고의 추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아이티는 현재 갱단 폭력 등으로 극심한 혼란을 겪고 있으며, 140만명에 달하는 아이티 주민들은 자국 내에서 피란민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자국 내 이민자를 강제 추방하는 절차도 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라이베리아 정부 대변인은 강제 추방된 이민자들을 태운 미국발 항공편이 이날 자국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ms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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