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라이베리아로 이민자 보내는 대가로 65억원 지급"

입력 2026-08-22 12:25  

"美, 라이베리아로 이민자 보내는 대가로 65억원 지급"
본국 송환 어려운 이민자 제3국으로 사실상 강제 추방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미국 정부가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로 불법 이민자를 보내는 대가로 라이베리아에 500만달러(약 65억원)를 지급하기로 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1일 보도했다.
NYT는 미 국무부 내부 문서를 검토한 결과 이 500만달러는 지난해 12월 국무부의 지급 승인을 받았으며 라이베리아는 미국이 추방한 이민자를 인종, 종교 등을 이유로 박해받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약속했다고 전했다.
이 문서엔 국무부가 이런 약속을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했고, 라이베리아가 이민 체계와 취약한 이민자를 지원하는 노력에 이 돈을 사용할 수 있다는 명목으로 지급을 승인했다고 명시됐다.
라이베리아는 향후 1년간 최대 1천200명의 추방자를 미국에서 받기로 했으며 첫 번째 이민자들이 20일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에 도착했다.
NYT는 이 자금이 전 세계 난민 보호·지원을 위해 마련된 기금에서 나왔다면서 "대가를 요구하거나 받은 적이 없으며 난민 프로그램 운영을 돕기 위한 지원은 받을 것"이라고 했던 라이베리아 정부의 공식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라이베리아 정부는 '미국발 추방자를 받는 대가로 보상받은 적이 없다'고 주장한 이유를 묻는 NYT에 응답하지 않았다.
이른바 '제3국 추방 협정'으로 불리는 이런 거래는 미 연방법과 국제법을 교묘히 우회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본국 송환 시 박해받을 수 있는 등의 이유로 법적 추방을 하지 못하는 이민자를 제3국으로 보내는 대신 돈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이런 거래 대다수는 비밀리에 이뤄지는 데다 특히 언어, 문화, 종교적 연고가 전혀 없는 제3국으로 이민자를 강제 추방하면서 인권이 침해될 수도 있다. 이민자를 받기로 한 제3국이 인권침해 기록이 있는 국가가 포함돼 있기도 하다.
또 이 돈이 원래 목적인 이민자를 위한 주거, 식량, 직업 훈련 등에 사용되지 않고 오남용될 가능성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NYT는 국무부 내부 문서에도 이런 우려를 인정하는 내용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보고 의무를 부과하고 자금 사용처를 감독함으로써 위험을 완화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와 난민인터내셔널에 따르면 미국 현 정부는 도미니카공화국, 에스와티니, 카메룬, 남수단, 적도기니 등 35개국 이상과 제3국 추방협정을 맺었다.
NYT는 라이베리아에 20일 도착한 첫 이민자 20명 중 5명이 비행기에서 내리기를 거부했는데 이들은 미국 대신 제3국 추방 협정을 맺은 적도기니로 당일 이송됐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토안보부 대변인은 "20명 모두 안전한 제3국으로 추방됐다"며 "정부가 역사상 최대 규모의 추방 프로그램을 이행하겠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약을 지키기 위해 모든 법적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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