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연구팀 "갈라파고스 산호 분석…강한 엘니뇨 증가가 변동성 확대 불러와"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최근 수십 년간 강한 엘니뇨가 잇따르는 가운데, 지구온난화와 함께 최근 40년간 동태평양의 엘니뇨·남방진동(ENSO) 변동성이 산업화 이전 1천년간보다 36.5% 커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미시간대 줄리아 콜 교수팀은 28일 과학저널 사이언스(Science)에서 갈라파고스 제도의 현대 산호와 화석 산호를 분석해 1천년간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동성을 복원한 결과, 최근 수십 년간 엘니뇨 변동성이 자연적 변동으로 설명할 수 있는 범위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같이 밝혔다.
콜 교수는 "이 연구는 지난 1천년 동안 지금처럼 강한 엘니뇨가 나타난 시기는 확인되지 않았고, 엘니뇨 강도 변화가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나란히 나타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이는 최근 40년간의 강력한 엘니뇨가 1천년 간 맥락에서 볼 때 정상적 현상이 아님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엘니뇨는 몇 년에 한 번씩 열대 태평양의 바닷물이 평년보다 따뜻해지는 현상이다. 평소에는 무역풍이 따뜻한 바닷물을 남아메리카에서 서쪽으로 밀어내지만, 무역풍이 약해지면 따뜻한 물이 동쪽으로 이동하면서 엘니뇨가 발생한다.
엘니뇨는 강수 분포와 대기 순환을 바꿔 인도네시아 일대의 강한 비를 중부 태평양으로 옮기고 서부 태평양에는 가뭄을 일으키는 등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는 극한 기후 현상 등과 연관돼 있다.
연구팀은 갈라파고스 제도 5개 섬의 산호 13개에서 시료를 채취해 28개의 시계열 자료를 구축했다. 산호는 해마다 탄산칼슘층을 쌓으며 매년 1~2㎝씩 자라는데, 그 층의 화학적 성분에는 성장 당시의 바닷물 온도 정보가 남는다.
연구팀은 산호 골격의 스트론튬과 칼슘의 비율, 산소 동위원소 비율을 측정해 과거 해수면 온도를 추정하고, 1000~1850년을 산업화 이전, 1850~1981년을 20세기, 1984년 이후를 현대 시기로 나눠 비교했다.

분석 결과 산업화 전에는 해수면 온도 변동성이 비교적 낮고 일정했지만 19세기 후반부터 높아지기 시작했고, 최근 40년 동안 특히 크게 증폭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40년간 동태평양 ENSO의 해수면 온도 변동성은 산업화 이전보다 36.5% 컸고, 20세기보다도 16.2% 큰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어 이런 변화가 자연적 변동만으로 나타날 수 있는지도 조사했다.
화산 폭발과 태양 변동 등 자연적 요인을 반영한 기후모델 12개로 지난 1천년을 재현하고 이를 산호 분석 자료와 비교한 결과, 산호에서 재구성된 엘니뇨 변동성 증가는 자연적 강제력과 내부 변동성 범위를 유의하게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산호 자료의 엘니뇨 변동성 증가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과 나란히 나타났으며, 최근 증가는 인간 활동에 의한 온난화가 동태평양 ENSO 변동성을 키울 가능성을 제시한 기존 연구 및 기후모델 결과와도 일치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갈라파고스에서는 최근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 변동성이 과거 1천년의 변동 범위를 뚜렷하게 넘어섰다며 이 연구 결과는 기상 관측 기록이 짧아 판단하기 어려웠던 최근의 엘니뇨 변화를 1천년이라는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보여준다고 말했다.
콜 교수는 ""문제는 현재의 엘니뇨가 발생할지 아닐지가 아니라 얼마나 심각할지, 그리고 그 영향이 얼마나 클 것인지"라며 "엘리뇨는 기후 극한 현상을 일으키는 주요 요인이기 때문에 엘니뇨가 강해지면 가뭄, 홍수, 산불, 식량 불안 같은 영향도 더 커진다"고 말했다.
이어 "지구온난화가 엘니뇨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고 생각하며, 이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더 강한 기후 극한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어느 나라도 이런 영향에서 벗어날 수 없는 만큼 문제의 근본 원인인 화석연료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출처: Science, J. E. Cole et al., "Recent strengthening of eastern Pacific ENSO in the last millennium paleorecord", www.science.org/doi/10.1126/science.ady2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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