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카타르 고위층 잇따라 이란 방문했지만 대치 지속
이란도 '양보 없다' 초강경 태도에 중재국 노력 무위

(서울=연합뉴스) 오수진 기자 = 파키스탄, 카타르 등 중재국들이 미국과 이란이 다시 대화에 나설 수 있도록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 최근 분주히 움직였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6월 종전 양해각서(MOU) 체결 조건으로도 돌아가길 거부해 중재 노력이 구체적 성과로 이어지지 않는 분위기다.
여기에 이란도 기존 MOU 합의 조건에서 한발짝도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라 6개월째에 접어든 전쟁이 언제 끝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태에 빠졌다.
2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중재국에 지난 6월 이란과 체결한 MOU 조건으로 복귀하는 데는 관심이 없다고 반복적으로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우호적이라는 비판을 받은 MOU에 더 이상 미련이 없으며 최근 발표한 대(對)이란 신규 제재가 실제 효과를 발휘할지 지켜보려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소식통들은 중재국들이 외교적 대화 재개에 조심스럽게 시동을 걸었지만 트럼프 행정부의 이런 입장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란의 태도도 만만치 않다. WSJ은 "이란의 보수파들은 미국에 지난 6월 합의에서 벗어나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이란은 '호르무즈 통항 재개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한다'는 MOU 제5항을 두고 자신들이 해협 개방 조건을 정할 수 있다는 것으로 해석한다.

중재국들은 이란이 요구 조건을 낮춰야 한다고 설득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이란 전쟁 초반부터 양국의 간접 대화를 주선해 온 오만, 파키스탄, 카타르는 최근 연이어 테헤란을 직접 찾아 이란 측과 소통을 진행했으나 눈에 띌만한 발표를 내놓지 못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오만이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 후 임시 통항로 개설 등을 논의하기 위해 이란과 여러 차례 대화했으나란이 호르무즈 통제권 강화 방향으로 합의 사항 변경을 요구하고, 트럼프 행정부는 오만이 너무 많이 양보했다고 비난하면서 몇주째 대화가 교착 상태라고 말했다.
양국 종전 협상의 대표적 '키맨'인 아심 무니르 파키스탄군 총사령관은 지난 24일(현지시간) 이란을 방문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 등을 만났으나 협상 진전의 계기가 되지 못했다.
또 다른 중재국인 카타르의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사니 총리 겸 외무장관도 이날 이란을 방문해 이란 최고위급 인사들과 연쇄 회동을 가졌지만 대화 재개를 촉구했을 뿐이었다.
영국 버밍엄대학교의 우머 카림 연구원은 협상의 기준이 바뀌었다는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존 MOU는 사실상 모든 면에서 효력을 잃었다"며 "중재자들이 양측에 타협을 만들어내는 임무는 더 어려워졌다"고 내다봤다.
ki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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