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내 만기 도래 채권 36조원 달해…'국유기업 지원 여부 주목

(베이징=연합뉴스) 김현정 특파원 = 중국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면서 경영난에 직면한 대형 부동산업체 완커(万科·Vanke)가 올해 상반기 3조원에 달하는 적자를 냈다.
28일 중국 경제전문 매체 제일재경에 따르면 완커는 올해 상반기 149억5천만위안(약 3조6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고 전날 발표한 반기보고서에서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순손실(119억5천만위안)보다 적자 규모가 25% 증가한 것으로, 완커가 앞서 제시한 손실 전망치의 상단에 가까운 수준이다.
이에 따라 회사 유동성 위기가 표면화하기 시작한 2024년 이후 누적 손실은 1천530억위안(약 31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상반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 급감한 702억위안(약 14조3천억원)을 기록했다. 부채는 약 3천510억위안(약 71조9천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가량 줄었지만,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천790억위안(약 36조7천억원)이 향후 1년 안에 만기를 맞는다.
완커는 보고서에서 "현재 경영 상황은 여전히 매우 어렵다"며 "사용 가능한 운용자금도 상대적으로 빠듯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주택 판매와 미수금 회수를 가속하고 비핵심 사업에서 질서 있게 철수하는 등 유동성 확보에 나서겠다고 부연했다.
총자산이 1조위안(약 205조원)에 육박하는 완커는 중국의 장기적인 부동산 침체 속에서도 채무불이행(디폴트)을 피한 몇 안 되는 주요 부동산 개발업체 가운데 하나다.
블룸버그 통신은 지속적인 손실로 유동성과 자기자본이 약화하면서 올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돌아오는 채권 만기가 이 회사에 새로운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의 크리스티 훙·패트릭 웡 애널리스트는 실적 발표에 앞서 "10건의 공모채 만기 연장에도 유동성 압박이 완화되지 않고 있다"며 장기간의 자금난이 추가 채무 만기 연장을 위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완커는 자금난을 극복하기 위해 지분율 27%의 최대 주주인 국유기업 선전메트로그룹의 지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블룸버그가 기업 공시를 토대로 추산한 결과 선전메트로는 지난해 완커에 300억위안(약 6조원) 이상의 자금을 빌려줘 공모채 상환을 지원했다.
올해 들어서도 상반기까지 45억위안(약 9천억원)을 추가 대출해 완커가 위안화 채권의 만기 연장을 위한 선지급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완커의 경영진도 최근 대폭 개편됐다. 지난 7월 새 이사회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선전시 국유기업 출신 인사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됐다.
신임 회장에는 선전 국유기업에서 약 20년간 근무한 쉬언리가 선임됐고, 이에 앞서서는 선전시 금융감독관리국 부국장을 지낸 황위를 신임 사장으로 임명했다. 새 이사회의 비독립이사 6명도 모두 선전시 산하 국유기업 출신이다.
일각에서는 완커의 유동성 위기가 단기에 해소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우며, 지난해 말이었던 만기를 한 차례 연장한 연 3% 위안화 채권이 오는 12월 중순 다시 만기를 맞는 상황에서 선전메트로의 추가 지원 여부가 관건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hjkim07@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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