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대인 정착민들, 서안서 또 '땅뺏기'…팔레스타인 마을 공격

입력 2026-08-30 01:22  

유대인 정착민들, 서안서 또 '땅뺏기'…팔레스타인 마을 공격

유대인 정착민들, 서안서 또 '땅뺏기'…팔레스타인 마을 공격
"팔레스타인 주민 7명 집안에 갇혀"…이스라엘군 "폭도들 퇴거 조치"
집주인 "출동한 이스라엘군이 우리 구금·폭행"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 유대인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의 주택을 습격하는 사건이 또다시 발생했다. 이달 초 국제사회의 공분을 샀던 정착민들의 주택 포위 사태 이후 벌어진 첫 대규모 공격이다.
2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에 따르면 이날 유대인 정착민 수십 명이 서안 쿠스라 마을에 난입해 팔레스타인 가족이 머물고 있던 주택을 한때 점거했다.
이스라엘군은 "폭도들이 마을을 습격해 투석전을 벌인다는 보고를 받고 군과 국경 경찰을 급파했다"며 "현장 도착 당시 수십 명의 폭도들이 거주자들이 있는 주택 안에서 바리케이드를 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군은 피해 주민 보호를 위해 폭도들을 퇴거시키고 이들이 타고 온 차량 여러 대를 압수했다고 설명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여성 1명이 다쳐 병원으로 이송되는 등 부상자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그러나 피해를 본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증언은 군의 발표와 엇갈렸다. 출동한 군이 오히려 피해자들을 억압하고 정착민들을 비호했다는 주장이다.

집 안에 갇혀 있던 사담 오다이는 로이터 통신에 "군이 집 안으로 최루탄을 쏘고 오히려 주민들을 구금했다"며 "정착민들은 단 한 명도 체포하지 않고 무사히 현장을 떠나도록 내버려 뒀다"고 반박했다.
집주인 루아이 바이루디 역시 "군인들이 도착해 우리에게 수갑을 채우고 눈을 가린 채 폭행했으며 시간이 한참 지나서야 풀어줬다"고 호소했다. 그는 정착민들의 투석 공격 속에 1시간 이상 갇혀 있었다며 돌에 맞아 붕대를 감은 팔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이달 초 정착민들의 포위 공격으로 논란이 됐던 주택 3채에서 불과 수백 미터 떨어진 곳에서 벌어졌다. 주민들은 당시 사건 이후 군 병력이 대거 배치됐음에도 사실상 집 안에 갇혀 지내며 지속적인 위협에 노출되어 있다고 토로했다.
인권 단체들은 쿠스라 등 외곽 마을을 겨냥한 정착민들의 폭력이 팔레스타인 영토를 잠식하기 위한 조직적인 '땅 뺏기'의 일환이라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은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가 서안지구 정착촌 확장을 밀어붙이면서, 정착민들의 불법적 폭력 행위가 갈수록 대담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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