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총리, '앙숙' 파키스탄 SCO 의장국 수임에 "테러지원국"

입력 2026-09-02 10:29  

인도 총리, '앙숙' 파키스탄 SCO 의장국 수임에 "테러지원국"
파키스탄 총리 면전서 경고 발언…중국 겨냥한 언급도
파키스탄, 비슈케크서 열린 SCO 회의서 차기 의장국 맡아



(서울=연합뉴스) 유창엽 기자 = 인도 총리가 영유권 문제로 앙숙관계로 지내는 인접국 파키스탄이 반서방 지역협력체인 상하이협력기구(SCO)의 차기 순회 의장국을 맡은 데 대해 테러지원국이라며 경고성 발언을 했다.
다만 순회의장국 수임 반대까지 나아가진 않았다.
2일 인도 일간 타임스오브인디아(TOI)에 따르면 나렌드라 모디 총리는 전날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에서 이런 반응을 보였다.
이틀 일정으로 열린 SCO 정상회의는 전날 미국의 이란 공격을 규탄하는 내용의 공동선언문을 채택하고 막을 내렸고, 2026∼2027년 순회 의장국으로 파키스탄이 선정됐다.
이에 따라 파키스탄은 내년에 SCO 정상회의를 개최하게 된다.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의 순회의장국 수임에 때맞춰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있는 자리에서 안보는 지역 발전을 위한 협상 불가의 전제조건이라고 규정하며 파키스탄이 테러지원국이란 취지의 발언을 했다.
그는 이어 테러리즘을 국가정책 수단으로 삼는 나라들에는 테러리즘이 결코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없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1947년 영국 식민지배에서 벗어난 인도는 독립 당시 자국에서 분리독립한 파키스탄과 히말라야 카슈미르 지역 영유권을 놓고 몇 차례 전쟁까지 벌였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해당 지역을 양분한 채 맞서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파키스탄 출신 테러단체가 인도령 카슈미르 등 인도 지역에서 활동한다고 인도 측은 보고 있다.
모디 총리는 파키스탄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는 중국을 겨냥하는 듯한 발언도 했다.
그는 지난해 중국 톈진에서 열린 SCO 정상회의 때 자신이 발표한 인도의 SCO 비전인 '안보·연결성·기회'를 언급하면서 테러리즘에 대한 이중잣대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든 연결 사업은 전체 관련 당사국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존중하며 진행해야 한다면서 이것은 SCO 헌장의 근본정신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국이 파키스탄과 일대일로(一帶一路: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진행하면서 인도 측 입장을 무시했다는 입장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모디 총리는 이어 테러리즘이 인류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계속 남아있다며 "우리는 테러자금 지원, 모집, 극단주의화, 도피처 등 테러리즘 생태계 자체를 해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회원국 간 차이를 부각하도록 허용하지 않는 SCO 헌장을 감안해 파키스탄을 거명하지는 않았다고 TOI는 짚었다.
이번 SCO 정상회의에는 모디 총리와 시 주석, 샤리프 총리뿐만 아니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 10개 회원국을 비롯한 17개국 정상과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중국과 러시아가 주축이 돼 2001년에 출범한 SCO에 2017년 함께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yct942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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