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팔·中 대홍수 사망자 1천130명…韓긴급구호대 현지 도착(종합)

입력 2026-09-02 19:55  

네팔·中 대홍수 사망자 1천130명…韓긴급구호대 현지 도착(종합)
실종자 4천462명…수력발전소 터널 등 수색에도 "생존 가능성 작아져"
긴급구호대, 일정 하루 당겨 오늘 '수색 숙영지'로 이동



(카트만두·하노이=연합뉴스) 손현규 박진형 특파원 = 네팔·중국 국경의 히말라야 산악지대를 휩쓴 대홍수가 발생한 지 1주일이 지난 2일(현지시간) 구조 당국은 여러 수력발전소 등에 고립된 것으로 추정되는 실종자들을 찾기 위해 필사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 해외긴급구호대(KDRT)는 이날 오전 네팔 현지에 도착, 곧바로 수색·구조 활동 지원에 나섰다.
이날 AFP·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팔 재난관리청이 집계하는 네팔 내 대홍수 사망자는 최소 1천114명으로 늘었다. 이에 따라 중국 측 사망자 16명과 합한 전체 사망자는 1천130명이 됐다.
실종자는 네팔 쪽에서 3천916명(외국인 583명), 중국에서 546명(외국인 261명) 등 총 4천462명이다.
다만 최근 전력·통신이 복구된 지역이 느는 가운데 실종 신고된 외국인 관광객 최소 5명이 이메일이나 전화로 생존 사실을 당국에 알려왔다고 네팔 관광청이 전했다.
이날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도 호주인 5명의 안전이 확인됨에 따라 호주인 실종자 수가 기존 43명에서 38명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네팔군 등 구조대는 여러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것으로 추정되는 직원 수백 명을 구조하기 위해 터널 안에 접근하려고 시도 중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전날 재난관리청은 수력발전소 여러 곳에 최소 639명이 실종, 고립돼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 다수가 발전소 터널에 갇혀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를 위해 터널을 막은 큰 바위를 폭파하고 주변을 뒤덮은 두꺼운 진흙과 토사를 퍼내고 구멍을 파는 등 애쓰고 있다.



하지만 터널이 이미 진흙으로 가득 찼거나 굴착한 구멍으로 대량의 물이 흘러들어와 잠기는 등 작업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구조 가능성이 줄어들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조대는 지난 1일 어퍼트리슐리(UT)-1 발전소와 칠리메 발전소의 터널에서 시신 3구를 수습한 데 이어 다른 일부 발전소 터널에 수백m까지 진입했지만, 터널을 메운 진흙 때문에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샨티 마하트 재난관리청 대변인은 수력발전소 구조 작업에 대해 "엄청난 양의 진흙과 잔해, 퇴적물이 쌓여 있다"며 "일부 터널에서는 진입 지점을 찾기 어려웠고, 진입 지점을 찾아내도 터널 내부가 막혀 있었다"고 AFP에 밝혔다.
2015년 약 9천 명의 사망자를 초래한 네팔 대지진 당시 수색·구조 작전을 지휘했던 네팔군 퇴역 장성 비노즈 바스넷도 "재난의 성격과 홍수 피해 지역을 고려할 때, 시간이 지날수록 생존 가능성이 작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는 정부 대응의 초점을 수색·구조·구호 활동에서 재활·재건으로 옮길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전날 밤 소셜미디어에서 "정부는 현재 재활에 집중하는 동시에 피해 지역 주민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필요한 의료 지원과 심리 상담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번 홍수 피해 지역에서 많은 이재민이 비좁은 공간에서 생활하면서 전염병 확산 위험이 커졌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샤 총리는 피해 지역에서 질병 발생을 예방하기 위해 감시·대응 조치를 강화했다고 말했다.
또 유엔개발계획(UNDP)의 예비 추산에 따르면 이번 대홍수로 피해 지역을 뒤덮은 건물 잔해, 암석, 진흙 등 퇴적물이 최소 220만t에 이른다.
이는 미국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6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로 복구 작업을 한층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한편, 한국 정부의 44명 규모 KDRT는 이날 오전 6시 27분께 군 수송기 편으로 카트만두 트리부반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KDRT는 네팔 당국과 협력하면서 한국인 9명 실종 지역을 중심으로 수색·구조 활동을 할 예정이다. 활동 예정 기간은 약 10일이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늘어날 수도 있다.
KDRT는 구조견 5마리와 고해상도 촬영 무인기(드론), 매몰자 음향·영상 탐지기, 열화상 탐지기 등 각종 첨단 장비를 갖고 왔다.
이들은 계획보다 하루 앞당겨 이날 중북부 바그마티주 누와코트 지역에 있는 바타르의 숙영지로 이동, 본격 수색 활동 준비에 착수한다.



앞서 정부는 20명 규모의 합동 신속대응팀을 네팔에 먼저 파견했고, 한국인 실종자 9명을 찾기 위해 헬기·드론 수색과 육상 수색을 벌였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는 없다.
다만 신속대응팀은 네팔 당국의 허가를 일일이 받아 가며 헬기 등을 운용했지만, 네팔 정부 요청으로 파견된 KDRT는 더 적극적인 수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속대응팀은 이날도 네팔군과 협력해 실종 한국인들이 근무하던 어퍼트리슐리-1 발전소 일대에서 헬기·드론·도보 수색을 이어갔다.
또 신속대응팀 소속 소방구조대원들은 이날부터 KDRT에 합류해 함께 수색·구조활동을 할 예정이다.
외교부는 실종 한국인들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하기 위해 네팔 측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현지 기지국에 최종적으로 발신된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위치 정보 등을 활용하면 더 정밀한 수색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어퍼트리슐리-1 발전소 공사를 맡은 한국남동발전과 두산에너빌리티도 헬기와 드론, 수색견을 투입해 사고 현장을 저인망식으로 수색하고 있다.


jhpar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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