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매체 "서안 약 100곳 표적…"과거에도 즉각 재건 실효성 의문"
이스라엘법상 불법이나 실질적 정부 지원받아…폭력 묵인 비판도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의 강력한 압박 속에 요르단강 서안 내 불법 유대인 정착촌(outpost) 철거를 지시했다고 로이터 통신과 현지 언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나 불법 정착촌은 과거에도 철거 지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재건되는 경우도 많아, 총선을 앞두고 나온 이번 지시가 얼마나 실효를 거둘지는 미지수다.
현지 매체 와이넷(Ynet)은 이번 철거 지시의 대상이 서안 전역에 흩어져 있는 약 100곳의 미승인 정착촌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철거 작전 시작 시점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 총리실은 관련 논평 요청에 즉각 응답하지 않았다.
극우 성향의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은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의 통제권이 미치는 서안 내 A 구역과 B 구역의 불법 시설물 퇴거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지 매체 마리브(Ma'ariv)에 따르면 B 구역 정착촌 단속은 이미 지난 4월 정부 결정에 포함됐던 내용으로 완전히 새로운 정책은 아닌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의 승인을 받지 않은 정착촌들은 이스라엘 국내법상으로도 불법으로 간주한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그동안 이스라엘 정부로부터 다양한 수준의 자금과 지원을 받아왔으며, 일부는 사후에 정식 정착촌으로 승인받기도 하는 등 실질적인 비호를 받아왔다.
이스라엘 당국이 주기적으로 단속과 철거를 해왔으나 철거 직후 곧바로 시설물이 재건되는 경우가 잦았다.
과거에도 불법 정착촌 단속을 위한 정부 차원의 결정이 내려진 바 있으나 폭넓게 집행되지 않았다. 따라서 총선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 나온 이번 총리의 지시 역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조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이 일상화된 가운데 나왔다.
최근 몇 달간 서안에서는 거의 매일 정착민들이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대상으로 폭력을 행사하거나 방화, 절도, 무단 가옥 점거 등 범죄를 일삼고 있다.
하지만 가해자에 대한 체포나 기소는 매우 드물어, 이스라엘 정부가 이러한 공격을 묵인하거나 심지어 부추기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마이크 허커비 주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서안의 한 팔레스타인 마을을 방문한 자리에서 폭력적인 정착민들을 향해 "범죄 행위이자 테러리즘"이라고 맹비난하며 이들에 대한 가혹하고 엄정한 조치가 이스라엘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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