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이후 74개월 연속 확장…높은 명목 경제성장이 견인
실질임금 4년째 '마이너스', 개인 소비 부진

(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기자 = 일본이 전후 가장 긴 경기 확장기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역대급 엔저와 고물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다만, 소비자들이 실감할 만큼의 경제성장은 빈약하다는 지적이 많다.
8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내각부가 전날 발표한 7월 경기동향지수(2020년=100)에 따르면 경기의 현재 상황을 보여주는 일치지수(동행지수)는 120.6으로 2018년 10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일치지수의 움직임을 토대로 산출되는 경기 기조 판단은 '개선을 보이고 있다'였다.
전문가들로 구성된 '경기동향지수연구회'는 추후 일치지수를 바탕으로 경기가 확장기인지, 후퇴기인지 판단하는데 일치지수가 높은 수준임을 고려하면 확장기가 계속되고 있다는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경우 코로나19 유행 초기인 2020년 5월 반등한 이후 74개월 연속으로 경기가 확장기를 유지하게 된다.
이는 '이자나미 경기' 때의 전후(제국주의 일본 해체 후) 최장 기록을 넘어서는 것이다.
당시 2002년 2월∼2008년 2월까지 73개월간 동안 경기 확장기가 이어졌다. 일본은 경기 확장기에 신화 속 인물을 사용한 별칭을 붙이는데, 이자나미는 신화 속에서 오빠(이자나기)와 결혼해 일본을 창조했다는 여신의 이름이다.
기우치 다카히데 노무라종합연구소 수석 연구원은 경기 확장의 배경에 대해 "역사적인 엔저와 고물가가 큰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30년 가까이 이어진 디플레이션 국면을 벗어나 소비자물가가 2022년 이후 전년도 대비 2∼3%씩 상승하며 일본은행의 목표를 상회하고 있고, 대기업을 중심으로 실적 호조가 이어지고 있다. 임금인상률은 올봄 노사교섭까지 3년 연속 5%대를 기록 중이다.
다만 닛케이는 인플레이션에 따른 높은 명목 경제성장으로부터 영향을 받은 점이 크다며 물가 변동의 영향을 제외하면 과거의 경기 확장기에 비해 소비자가 성장을 실감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지적했다.
역대급 물가 상승에도 실질임금은 2022년 이후 4년 연속 마이너스 상태다. 국내총생산(GDP)의 개인소비는 코로나19 사태 전의 피크 때보다 낮은 수준이다.
2021년 이후 실질성장률은 1% 초반에 머물고 있는데, 이는 고도성장기인 1965~1970년의 '이자나기 경기' 때의 11.5%에 한참 못 미친다. 경기확장의 실감이 적었다는 평가를 받은 '이자나미 경기' 당시의 1.6%보다 낮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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