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전지' 텍사스서 9∼10일 개최…지지자·후보 등 2만∼3만명 예상
세 결집·모금 위한 '정치쇼'…상당수 후보, 거리두기 차원서 불참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미국 공화당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오는 9∼10일(현지시간) 개최하는 전당대회는 사실상 '트럼프에 의한, 트럼프를 위한' 행사가 될 전망이다.
이번 전당대회는 공식적인 당무 의결이나 후보 선출이 없다. 공화당이 중간선거를 앞두고 전당대회를 연 것은 사상 처음인데, 중간선거에 정치적 명운이 달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주도의 '정치쇼'일 것으로 외신들은 예상했다.
8일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에 따르면 이틀간 열리는 전당대회의 핵심 연사는 모두 트럼프 대통령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사 첫날 기조연설을, 둘째 날 폐회 연설을 한다.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JD 밴스 부통령이 둘째 날 기조연설자다.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등 각료들, 그리고 켄 팩스턴(텍사스)·존 허스테드(오하이오)·마이크 로저스(미시간)·마이클 와틀리(노스캐롤라이나) 등 접전지 상원의원 후보들도 연단에 선다.
AP 통신은 이번 전대를 두고 "당에서 가장 취약한 지역구 일부 의원 등 조연급 출연진을 대동한 채 이틀짜리 트럼프 쇼를 무대에 올리는 것을 뜻한다"고 전했다.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세간의 이목을 끄는 쇼를 통해 중간선거 패배를 거스를 수 있을 것이라는 도박을 걸었다"고 보도했다.
행사장은 텍사스주 댈러스에 있는 '아메리칸항공 센터'다. 이곳에서 매일 오후부터 밤 10시까지 열리는 행사에 약 50차례의 연설·프레젠테이션이 예정됐다. RNC는 2만∼3만명이 이틀간 행사에 참석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연사들은 이민단속 강화, 처방약 가격 인하, 지난해 서명한 대규모 감세·지출법, 관세 정책 등 국정 성과를 홍보하는 데 주력할 예정이라고 AP 통신은 보도했다.
또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좌파·민주사회주의(DSA) 성향의 후보들이 선출된 점을 거론하며 이들을 '공산주의자'로 부른 트럼프 대통령의 민주당 비판 구호가 반복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은 관측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번 전당대회가 이란 전쟁과 물가 부담으로 고전하는 중간선거 판세에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간선거 결과는 대부분 집권당의 패배였다.
이 때문에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기 위한 '정치 집회' 성격이 짙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당대회 개최를 밝히면서 "비교 불가의 집회일 것"이라고 예고한 바 있다. 그는 "투표용지에 내 이름이 있다고 생각해달라"고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호소해왔다.
막판 '세 과시'와 동시에 선거운동에 필요한 대규모 자금을 모으는 목적도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짚었다. 아직 공화당에 지갑을 열지 않은 기업과 자산가들을 상대로 한 "마지막 돈 뜯어내기"라고 한 공화당 전략가는 말했다.
전당대회에 참석하는 후보와 기부자는 숙박비가 포함된 1인당 2만5천∼5만달러의 '입장료'를 내야 한다. 이익단체나 로비스트는 더 많은 돈을 내고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 접촉할 'VIP 입장권'을 살 수 있다. 밴스 부통령, 트럼프 주니어 등이 행사장 인근에서 VIP들과 별도 '파티'를 연다.
약 100명의 상·하원 및 주지사 선거 후보들이 행사장에 모습을 드러낼 예정인데, 중간선거를 자신의 평가전 성격으로 만든 트럼프 대통령과 함께 가는 것이 과연 유리할지를 놓고 후보들이 고민에 빠졌다고 AP는 전했다.
일부 공화당 전략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저조한 지지율, 그가 이란 전쟁을 위해 휘발유 가격도 감내해야 한다고 주장한 점을 고려할 때 전당대회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도 있다고 로이터에 말했다.
이 때문에 접전지의 상당수 후보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리두기' 차원에서 전당대회에 불참했으며, 참석 후보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슈퍼팩이 보유한 막대한 자금력을 무시할 수 없는 딜레마적 상황에서 발걸음을 옮긴 것으로 보인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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