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조성미 특파원 = 일본 오키나와섬의 미군기지 부근에서 발암 물질이 발견되는 데 대해 주일미군은 기지가 오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인정했지만, 일본 정부가 은폐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지며 파문이 일고 있다.
9일 교도통신·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주일미군은 오키나와 가데나 기지와 후텐마 비행장의 소화 훈련 시설에서 유기불소화합물(PFAS)이 함유된 거품 소화제를 사용한 것이 토지 오염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2023년 12월 일본 정부에 전달했다.
앞서 오키나와현은 미군 기지 주변에서 발암 우려가 높은 물질로 지적되는 유기불소화합물이 고농도로 검출되고 있다며 2016년부터 기지 현장 조사를 요구해왔다.
주일미군은 기지가 오염원일 가능성이 높다면서도 오키나와현의 현장 조사 요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방침을 일본 정부 측에 전달했다.
일본 방위성은 주일미군의 현장 조사 불가 방침을 발표하면서 기지가 오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 주일미군 측의 견해에 대해서는 함구했다.
주일미군이 가데나 기지, 후텐마 비행장 등이 발암 물질의 오염원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던 표현은 미일 양국 정부 간의 문구 조율 과정을 거쳐 최종적으로 삭제됐다고 교도통신이 지적했다.

다마키 데니 오키나와현 지사는 일본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며 "기지 오염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현 차원의 현장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정부가 주일미군의 오염원 가능성 인정 사실을 은폐한 데 대해 오키나와 주민들은 배신감을 토로하며 비판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기자회견에서 주일미군과 일본 정부의 협의 세부 내용에 대해 "미국 측과의 관계를 고려해 답변을 삼가겠다"고만 말했다.
오키나와현은 가데나 기지, 후텐마 비행장 외에 오키나와 본섬 중부에 있는 또 다른 주일미군 기지 캠프 핸슨 주변에서도 유기불소화합물이 검출되고 있다며 미군 측에 현장 조사 수락을 다시금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일 양국은 미군 시설 내에서 오염이 발생했다고 볼 합리적인 이유가 있을 경우 지방자치단체가 자체 현장 조사나 미군 측의 조사를 요구할 수 있도록 규정한 미일 합의를 1973년 체결했다. (취재보조: 김지수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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