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진도 수색 활동 지속…남동발전 실종자 가족들 반발
네팔, 발전소 터널 수색 이어가…재건비용 최대 6조원대 추산

(카트만두=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네팔 대홍수 발생 15일째인 9일(현지시간) 대한민국 해외긴급구호대(KDRT)가 네팔에서 수색 활동을 마무리하고 귀국 준비에 착수했으며, 정부는 2진 파견을 준비 중이다.
외교부는 이날 "KDRT 1진은 예정대로 오는 11일 군 수송기 KC-330을 통해 국내 복귀할 예정"이라며 1진의 파견 기간이 원래 열흘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KDRT는 이날 오전 수색 활동 없이 네팔 중북부 바그마티주 바타르 지역에 있는 베이스캠프를 철수하고 장비와 인원을 수도 카트만두로 이동시키기 시작했다.
1진 귀국을 위해 네팔로 가는 KC-330에는 시민단체들이 국내 기업으로부터 기부받은 담요·의류·텐트 등 구호 물품이 실려 전달될 예정이다.
외교부는 KDRT 2진 파견도 수색 활동 지속을 위해 추진한다고 밝혔다.
2진 파견 일정과 규모 등 구체적 사항은 1진 파견 때와 마찬가지로 민관합동 긴급구호협의회에서 확정된 뒤 발표된다.
다만 1진을 귀국시키기 위해 네팔로 향할 KC-330에 2진이 탑승해 현장으로 투입되는 것이 효율적인 만큼 이와 같은 교대 일정이 추진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44명으로 구성된 KDRT 1진은 지난 2일 네팔에 도착, 실종 한국인 9명이 근무한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공사 현장 등지에서 수색 작업을 벌여 왔다.
이들은 UT-1 발전소 터널에서 중국인 생존자 1명을 구조하고 시신 3구를 발견하는 등의 수색 성과를 냈지만, 실종 한국인들의 행방과 관련된 정보·단서 등은 발견하지 못했다.
KDRT보다 먼저 네팔에 파견된 정부합동 신속대응팀은 주네팔 한국대사관과 함께 네팔 당국과의 협력, 실종된 한국인 가족 지원 등 업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KDRT 1진의 철수 움직임에 대해 한국인 실종자 중 남동발전 직원 3명의 가족들은 반발, 이날 카트만두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일방적 수색 종료와 조기 철수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네팔 대홍수 한국인(남동발전) 연락두절자 가족 일동'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KDRT 1진 철수 준비는 남동발전 직원들이 대피한 것으로 추정되는 경로와 지역에 대한 실질적인 지상 수색은 하지 않은 채 내린 결정이라고 주장했다.
가족들은 홍수 당시 목격자 영상, 생존자 인터뷰 등의 자료를 토대로 이들이 대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략적인 경로·지역을 파악했고, 남동발전은 그간 이곳에서 민간 인력 수십 명을 활용해 도보·무인기(드론) 수색을 벌여왔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KDRT에도 같은 지역에서의 도보 수색, KDRT 보유 첨단 장비의 대여·활용을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KDRT에 철수 준비 중단, 민간 수색팀 등과 공조를 통한 지상 수색 즉시 재개를 요구했다.
다만 KDRT 측은 전날 가족들이 수색을 요청한 UT-1 발전소 주변에서 일부 구간을 도보로 수색하고 지형상 접근이 어려운 지역에서는 드론 수색을 실시했다고 밝힌 바 있다.
남동발전은 이날도 육상 수색 인력 30명을 늘려 육상 수색팀 7개 팀, 총 76명을 투입해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으며, 드론과 수색견을 활용한 수색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남동발전 관계자는 "육상 수색팀 전문 인력을 최대한 확보해 수색을 계속한다는 입장"이라며 "정부가 수색을 종료하더라도 (육상 수색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 6명이 실종된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헬기 1대와 드론 2대를 띄워 수력발전소 메인 캠프(숙소·사무동)와 하류 방면을 집중 수색할 계획이다.

네팔군 등 네팔 구조대는 이날도 수력발전소 터널에 갇힌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을 이어갔다.
라자 람 바스넷 네팔군 대변인은 AFP 통신에 "트리슐리 3A·3B 발전소와 칠리메 발전소 터널에서 수색·구조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발전소 수색 작업 결과 트리슐리 3A 발전소 터널에서 네팔인 직원 2명이, UT-1 발전소 터널에서 KDRT가 찾아낸 중국인 직원 1명이 각각 구조된 바 있다.
지난달 26일 발생한 이번 대홍수로 이날 현재까지 네팔에서만 1천367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국경 인근 중국 시짱(티베트)자치구에서 이번 홍수와 연관된 토석류(土石流) 사태로 숨진 43명을 더한 전체 사망자는 1천410명이다.
실종자 수는 네팔 5천132명과 티베트 지역 519명을 합쳐 모두 5천651명이다.
이들 실종자 중 신원이 확인돼 가족에게 인계된 시신은 102구뿐이다. 당국은 나머지 시신들의 DNA 시료를 채취하는 등 신원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한편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의 복구·재건 비용 추정치를 당초 약 30억 달러(약 4조110억원)에서 40억∼50억 달러(약 5조3천500억∼6조6천900억원) 수준으로 높였다.
네팔 정부는 이번 대홍수가 새로운 국가 채무 부담으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세계 각국으로부터 무상 지원금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EFE 통신이 전했다.
또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산하 '손실과 피해 기금'에 긴급 재정 지원을 요청했다.
'손실과 피해 기금'은 기후변화로 경제적·비경제적 피해를 입은 개발도상국을 지원하기 위해 2023년 말 출범했다.
발렌드라 샤 네팔 총리도 이달 하순 개막하는 유엔 총회에 참석, 기후변화 대응을 촉구하고 대홍수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할 방침이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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