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마통 64조 썼는데 68조 더 남아…"부채 관리 사각지대"

입력 2026-09-14 05:53  

은행 마통 64조 썼는데 68조 더 남아…"부채 관리 사각지대"
1∼8월 약정액 1.1조 감소…잔액은 5.2조 증가, 소진율 48%대
한도 축소로 관리 한계…野 한창민 "미사용 한도 주의"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기자 =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대출 잔액이 지난달 소폭 감소했지만, 이미 약정된 한도 안에서 추가로 빌릴 수 있는 액수는 여전히 68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한도를 이용한 차입 여력이 실제 대출 잔액보다 더 많이 남아 있어 주식 투자 등 자금 수요가 커질 경우 대출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사회민주당 한창민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은행권 한도대출 소진율 자료에 따르면, 은행권의 올해 8월 말 기준 마이너스통장 약정액은 132조1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실제 대출 잔액은 64조2천억원이었다. 대출 약정액에서 대출 잔액을 뺀 미(未)사용 한도는 67조9천억원으로, 이미 빌려 쓴 돈보다 3조7천억원 많았다.
비율로 보면, 전체 약정액의 절반이 넘는 51.4%가 아직 사용되지 않은 상태다.
이 미사용 한도는 기존 약정과 개별 이용 조건이 유지되는 조건에서 차주들이 추가로 인출할 수 있는 잠재적 대출 규모라는 점에서 가계대출 관리의 변수가 된다.

마이너스통장 실제 사용액은 8월 들어 다소 줄었다. 국내 증시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인 시점과 겹친다.
대출 잔액은 올해 7월 말 64조6천억원에서 8월 말 64조2천억원으로 4천억원 감소했으며, 약정액 대비 잔액 비율인 소진율도 48.7%에서 48.6%로 0.1%포인트(p) 낮아졌다.
다만, 직전까지 급증한 것에 비하면 감소 폭은 크지 않았다.
올해 3월 말 58조9천억원이었던 대출 잔액은 7월 말 64조6천억원으로 5조7천억원 불었다. 8월 감소분은 이 기간 증가액의 약 7%에 그치는 수준이다.
소진율 역시 3월 말 44.5%에서 7월 말 48.7%로 급등했다가 8월 말 소폭 낮아졌으나, 여전히 3월 말보다 4.1%p 높은 상황이다.
작년 말과 비교하면 대출 한도는 줄었는데 실제 사용액은 늘어난 흐름도 눈에 띈다.
은행권 마이너스통장 약정액은 작년 말 133조2천억원에서 올해 8월 말 132조1천억원으로 1조1천억원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출 잔액은 59조원에서 64조2천억원으로 5조2천억원 늘었다.
새로운 대출 한도를 축소하는 방식의 관리만으로 기존 약정 한도 안에서 이뤄지는 대출 증가까지 억제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한국은행도 지난 10일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은행권의 신규 마이너스통장 취급 축소에도 기존 약정 한도 내에서 상당 규모의 대출이 실행됐다는 점을 짚었다.
한창민 의원은 "마이너스통장은 기존 한도에서 추가 대출이 쉽게 이뤄질 수 있어 가계부채 관리의 사각지대가 될 수 있다"며 "금융당국은 전체 가계대출 증가율뿐 아니라 마이너스통장의 실제 이용 증가와 미사용 한도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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