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드론에 흔들린 'AI 야심'…걸프 데이터센터 여전히 마비

입력 2026-09-15 14:19  

이란 드론에 흔들린 'AI 야심'…걸프 데이터센터 여전히 마비
"자본·에너지 강점 내세우다 이란발 리스크에 발목"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이란의 보복 공습으로 아랍에미리트(UAE)와 바
레인 내 핵심 데이터센터가 심각한 타격을 입으면서 중동 걸프 국가들이 공들여온 '글로벌 인공지능(AI) 허브' 구축 구상에 경고등이 켜졌다.
1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보도에 따르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은 UAE 아부다비와 바레인의 아마존웹서비스(AWS) 데이터센터 시설 두 곳이 피격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대부분 마비 상태다.
화재와 소화 과정에서 서버 인프라가 대거 파손되면서 아부다비 시설의 130여개, 바레인 시설의 140여개 컴퓨팅 서비스 중 복구된 것은 각각 5개에 불과하다. 이로 인해 지역 내 은행 앱과 핀테크, 기업 전산망이 잇따라 마비됐으며 엄격한 데이터 주권 정책을 유지하던 UAE 당국은 한시적으로 기업들의 데이터 해외 이전을 허용하는 비상조치를 해야 했다.
뜻하지 않은 전쟁 피해로 막대한 오일머니를 앞세워 세계적인 AI 데이터 처리 거점으로 도약하려던 걸프국가들의 야심이 직격탄을 맞게 된 셈이다.
UAE는 도널드 트럼프 미 정부와의 외교를 통해 엔비디아 등 미국의 최첨단 AI 칩 수입권을 확보하고, 아부다비에 5GW 규모의 초거대 데이터센터 단지를 짓기로 했다. 하지만 단지 초기 용량의 20%를 사용할 예정이던 오픈AI와의 임대 계약 체결은 이번 피격 여파로 전면 중단된 상태다.
AI 데이터센터는 GW당 최소 500억 달러(약 67조 원) 이상이 투입되는 고가치 시설인 데다 규모가 거대해 이란과 인접한 걸프국가로서는 치명적인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위험 요소를 안게 됐다.
애런 바트닉 전 백악관 기술담당관은 "풍부한 자본과 저렴한 에너지, 신속한 건설을 제시한 걸프국의 경제적 계산이 이란 전쟁으로 180도 뒤집어졌다"고 말했다.
UAE 당국은 위험 완화를 위해 데이터센터의 지하화나 자체 드론 방어 시스템 배치를 검토 중이지만 건설 비용이 폭등하는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걸프국의 풍부한 오일머니와 시장 성장성을 감안해 빅테크들의 투자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아마존과 마이크로소프트(MS)는 연내 사우디아라비아 데이터센터 출범 계획을 유지하고 있으며 MS의 아부다비 200MW급 데이터센터도 건설 중이다.
그러나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미 테크 기업들이 자국 공격에 일조했다는 이유로 이들을 직접 거명하며 위협하는 터라 지정학적 위험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바트닉 전 담당관은 "100% 가동돼야 하고 현세대의 가장 중요한 기술을 구동하는 데 필수적인 핵심 인프라를 세계에서 가장 불안정한 지역 중 한 곳에 건설하는 건 상당히 실질적인 리스크"라고 우려했다.
hsk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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