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법인 2곳 원유 거래업체로 위장…매매자금 스테이블코인으로 바꿔
美검찰 "이란 군사지원 쓰였을 자금"…계좌제공 바이낸스는 기소 면해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인 바이낸스를 통해 이란산 원유 판매 대금을 세탁한 것으로 보이는 800억원대 가상화폐 자산을 몰수하는 절차에 착수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뉴욕 남부연방지검은 미국의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의 밀매 대금으로 추정되는 6천100만 달러(약 830억원) 규모의 스테이블코인 테더(USDT)를 몰수하게 해달라고 이날 법원에 요청했다.
미 연방검찰은 소장에서 이란 당국이 미국의 대이란 제재를 회피해 중국에 이란산 원유를 밀매하고 6천100만 달러 규모의 테러 자금을 세탁하려 했다고 판단했다.
연방검찰에 따르면 자산관리회사와 원자재 거래업체로 각각 가장한 중국 법인 2곳이 가상화폐 거래 플랫폼 바이낸스 계좌를 활용해 이란 및 이란의 대리 세력에 군사 및 테러활동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이 가상화폐 거래소를 통해 불법적으로 거래해온 이란산 원유 거래대금 규모는 15억 달러(약 2조원)를 웃도는 것으로 파악됐다고 연방검찰은 설명했다.
이란산 원유 거래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 저촉되지만, 중국의 일부 정유업체들은 그림자 선단 등을 통해 제재를 우회하며 이란산 원유를 수입해왔다.
숀 버클리 뉴욕 남부연방지검 차장검사는 성명에서 "우리는 미국과 동맹국에 대한 적대적인 군사 행동과 테러 공격을 조장했을 이란 정부의 자금 6천100만 달러 이상을 몰수하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미국의 대이란 제재 회피를 위한 우회 통로로 바이낸스 계좌가 활용됐지만, 바이낸스는 연방검찰의 기소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낸스의 내부 준법감시 보고서를 인용, 혁명수비대가 바이낸스를 통해 미국의 금융제재를 우회하고 군사자금을 조달해왔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바이낸스는 "제재 대상 단체와 직접 거래한 적이 없다"며 자금세탁 연루 의혹을 부인해왔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자오창펑(趙長鵬)이 2017년 중국 상하이에서 설립한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다.
자오 최고경영자(CEO)는 과거 자금세탁 혐의 등으로 기소돼 43억달러의 벌금을 내고 징역형을 선고받았으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2기 취임 이후 사면된 바 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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