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베네수엘라 출신 음식배달원 피격…사건 현장서 시위도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김경윤 특파원 = 미국 텍사스주(州)에서 또다시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이 이민자에 총격을 가하는 사건이 벌어졌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공화당이 텍사스 표심 잡기에 골몰하던 시점에 이 같은 사건이 일어나자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분노를 표하며 거리로 나섰다.
21일(현지시간) AP통신과 CNN방송에 따르면 20일 오후 텍사스 오스틴에서 베네수엘라 국적 28세 남성 윌베르 라파엘 가르세스 페레스가 ICE 요원의 총격으로 중태에 빠졌다.
총격 당시 페레스는 음식 배달 애플리케이션(앱) '도어대시'의 배달원으로 근무 중이었으며, 합법적인 비자가 없는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ICE 요원은 이날 차량 번호판을 조회하던 중 추방 명령을 받은 페레스 명의의 도요타 코롤라 차량을 발견했고, 페레스가 도주하자 총격을 가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미국 국토안보부(DHS)와 오스틴 시 관계자는 페레스의 상태가 심각하지만, 안정적인 국면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오스틴 경찰청장과 시장은 이번 작전에 시 경찰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 민주당 소속인 커크 왓슨 시장은 시 경찰청이 수사에 참여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페레스의 변호를 맡은 케이트 링컨 골드핀치 변호사는 그가 전과가 없었으며, 가족들도 추방 명령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명을 내고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페레스가 유효한 취업 허가를 갖고 적법하게 미국에 입국했다"고 설명했다.
텍사스에서 ICE 요원이 과도한 단속으로 물의를 빚은 것은 석 달 사이에만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 7월 휴스턴에서 인부들을 태우고 건설 현장으로 가던 멕시코 국적의 로렌소 살가도 아라우호가 ICE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었고, 이달 초 알라모에서는 이민 단속을 촬영하던 10대 청소년 2명이 ICE 요원에게 폭행당하기도 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크게 반발하며 총격이 발생한 지역에 100여명이 모여 시위를 열었다.
이들은 '아무도 안전하지 않다', 'ICE 나치'와 같은 손팻말을 들고 항의의 뜻을 표했다.
멕시코 이민자 가정 출신이자 미군으로 복무한 야시엘 아빌바는 CNN에 "평생 오스틴에 살았지만, 이토록 배신감을 느낀 적이 없다"며 "이는 국내 테러리즘"이라고 지적했다.
시위에 참여한 13세 재니 올베라도 "우리는 정의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토했다.
이미 히스패닉 유권자들은 강경한 ICE 이민 단속에 불편함을 드러내 왔다.
지난 7월 퓨리서치센터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히스패닉 응답자 10명 중 7명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자 단속 정책을 두고 '너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2024년 트럼프 대통령에 표를 던진 히스패닉 유권자의 3분의 1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이 히스패닉에 유해하다고 평가했다.
마리아 엘비라 살라자르 연방 하원의원(공화·플로리다)은 최근 선거광고에서 "2024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에 들어설 수 있도록 도왔던 히스패닉들이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he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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