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대좌서 버넘 "英, 중동서 도울 준비"…트럼프 "오늘까지도 이란과 대화"
포클랜드 문제도 논의…버넘 "트럼프가 우리 의견 들어"

(워싱턴·런던=연합뉴스) 홍정규 김지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앤디 버넘 영국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버넘 총리의 취임 이후 처음으로 만나 중동 문제와 양국 현안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버넘 총리는 이날 유엔총회가 열린 뉴욕 유엔본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양자 회담한 뒤 기자들에게 "우리는 중동에서 분쟁을 멈추고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하는 데 (트럼프) 대통령을 돕기 위해 계속 우리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버넘 총리는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지원을 요청하는 전화를 받았다. 따라서 우리는 우리의 역할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버넘 총리는 앞서 뉴욕으로 이동하는 기내에서 예멘의 친(親)이란 세력인 후티 반군의 공세에 직면한 사우디가 지원을 요청했으며, 이에 영국 공군이 사우디에 공중 급유를 제공하는 측면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고 기자들에게 소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 합의에 도달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우리와 대화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오늘까지도 우리와 대화해왔다"며 "관계가 진전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버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영국의 문제점으로 지목해 온 이민 문제에 대해 "통제되는 방식에 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민이 관리되는 경우와 통제되지 않는 경우에는 큰 차이가 있다. 소형 보트를 통한 입국은 국민에게 매우 큰 문제"라며 "올여름 소형 보트를 통한 입국 건수는 6년 전과 비교해 약 50% 줄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랜 우방인 미·영 관계가 이란 전쟁을 계기로 소원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에 "좋아지고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차이에도 버넘 총리가 함께 사업할 만한 사람이라고 보는가'라는 영국 언론 질문엔 "그렇다"며 "그는 타고난 사업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버넘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영국과 아르헨티나의 영토 분쟁이 있는 영국령 포클랜드 제도(아르헨티나명 말비나스 군도) 문제 등을 논의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의견을 들어줬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영국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포클랜드가 공격받을 경우 영국 편에 설 것이냐는 질문에 답변을 피한 채 이란 전쟁을 끌어와 "당신들은 석유의 상당한 비율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공급받고 있는데도, 나를 돕기 위해 나서지 않았다"고 영국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영국이 미·영 합동 군기지가 있는 차고스 제도 주권을 모리셔스로 반환하는 문제에 대해서는 "군사적으로나 전략적으로나 매우 중요한 부동산"이라며 "(영국·모리셔스간 반환 협정은) 끔찍한 거래"라고 비판했다.
영국은 지난해 5월 차고스 제도의 주권을 모리셔스에 이양하고 제도 내 디에고 가르시아 섬의 군기지를 최소 99년간 통제하는 협정을 체결했으나 트럼프 행정부의 반대에 부딪혀 협정 이행을 보류해둔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리가 이 문제를 살펴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버넘 총리는 "그렇다"고 말했다.
BBC 방송은 "앞으로 갈등을 피하는 건 불가피하고 트럼프 행정부와는 어떤 총리여도 마찰을 피하긴 어렵겠지만, 이날의 대화를 보면 앞으로 관계를 쌓아 나갈 수는 있는 정도는 된다"며 버넘 총리가 비교적 선방했다고 평가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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