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삼제품 등 건강기능식품은 당근에서만 연 10회 이내 가능
농축수산물은 중고거래 플랫폼마다 기준 달라…햄·참치 등 가공식품은 허용
지류·모바일 상품권은 재판매 가능…지역사랑·온누리상품권은 안돼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홍삼 제품을 너무 많이 받았는데 당근(중고거래 플랫폼)에 판매해도 되나요?"
명절이 지나면 중고거래 플랫폼에는 각종 선물세트가 쏟아진다.
명절 선물 가운데 이미 갖고 있거나 본인의 취향에 맞지 않는 등의 이유로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판매하는 이들이 있어서다.
불필요한 물건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팔아 금전적 이익을 얻거나 반대로 매물이 많이 나오는 명절 전후 기간을 이용해 좀 더 저렴하게 구매하려는 이들이 맞물리면서 '명절 테크'라는 표현도 등장할 정도다.
그러나 모든 물건을 다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팔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때문에 사회관계망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선 해당 물건을 팔아도 되는지에 관한 질문이 반복적으로 올라온다.
추석 선물로 인기 있는 상품을 중심으로 중고로 판매해도 되는지를 살펴봤다.

◇ 홍삼제품은 식약처 시범사업으로 일부 플랫폼에서 거래 가능
자주 질문이 나오는 홍삼 제품은 일부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다.
2024년 초까지만 해도 '건강기능식품'으로 분류되는 홍삼, 비타민, 프로바이오틱스, 오메가3 등의 제품은 중고거래가 금지됐으나 정부가 이를 시범사업으로 한시 허용하고 있어서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려면 반드시 영업 신고를 해야 해 이런 중고거래가 금지돼 있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2023년 9월 추석 명절을 앞두고 낸 보도자료에서 '선물로 주고받은 건강기능식품을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판매하는 행위는 불법'이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4년 1월 국무조정실 규제심판부가 개인 간 건강기능식품 재판매를 허용하도록 권고하면서 중고 거래가 가능해졌다.
다만 '건강기능식품' 인증마크가 붙어 있고 제품명 등 제품의 표시 사항을 모두 확인할 수 있어야 한다. 또 미개봉 제품이고, 소비기한이 지나지 않았고 실온 또는 상온 보관 제품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다.
시범사업을 시작할 때는 중고거래 플랫폼 중 당근과 번개장터 두 곳에서 가능했지만 현재는 당근에서만 허용된다.
거래 가능 횟수도 연간 10회 이내로 제한돼 있으며 판매 후 게시글을 숨기거나 삭제해도 거래 횟수에 포함된다.
개인이 자가 소비 목적으로 직접 구매하거나 구매대행으로 국내에 반입한 건강기능식품은 거래 대상에서 제외된다. 대용량 제품을 소분해 판매해도 안 된다.
만약 당근에 올린 건강기능식품 판매 글이 삭제됐다면 이런 기준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가이드라인을 위반하는 게시글은 시스템에 따라 자동 삭제 조치된다"고 설명했다.

◇ 한우·과일세트 등 농축수산물, 밀봉 상태·소비기한 내라면 재판매 가능
한우나 과일 선물세트도 명절에 많이 주고받는 품목이다. 이런 농축산물을 중고로 판매해도 될까.
이 경우 중고거래 플랫폼마다 세부 규정이 다르다.
당근에서는 마트에서 구입한 농축수산물의 경우 포장이 훼손되지 않고 밀봉 상태에서 소비 기한이 경과하지 않았다면 거래할 수 있다.
당근 관계자는 "육류 선물세트는 진공포장돼 있고 유통기한에 문제가 없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유통기한 표시가 없는 과일 선물세트라면 배송받은 당일에 거래해야 한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햄이나 참치 통조림, 식용유 등 가공식품 역시 포장이 훼손되지 않고 소비 기한 전이라면 판매할 수 있다.
당근은 같은 농수산물이라도 직접 재배·채취한 것은 식품위생법에 따라 판매를 금지하고 있다.
명절에 고향집에서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받아와 판매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다만 가공되지 않은 상태라면 당일에 한해 무료 나눔은 가능하다고 당근 측은 안내했다.
그러나 직접 만든 수제청처럼 가공한 수제 식품이라면 식품위생법 위반에 해당한다.
중고나라의 경우 농축수산물에 대해 "식품위생법 등 관련 법령에서 금지하는 개봉·소분 판매, 무허가 유통, 유통기한 관련 위반 등의 위법 소지가 있는 거래는 제한하나 이 외 별도 자체 규정은 없다"고 밝혔다.
번개장터는 미가공 농축수산물 등 신선식품의 개인 간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번개장터 관계자는 "농축수산물 판매는 관련 신고·허가를 확인한 상점(전문 판매자)에 한해 판매를 허용하며 최근 한우, 소고기, 과일세트, 사과, 배 등 특정 키워드 신선식품에 대해 삭제 조치하고 모니터링을 지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카카오 선물하기를 통한 배송지 변경 상품은 신선식품이라고 해도 업체가 직접 발송하는 것이어서 허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상품권은 거래 가능하나 사기 주의해야…지역사랑·온누리 상품권은 불가
명절에 많이 주고받는 지류 상품권과 모바일 상품권(e쿠폰) 모두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할 수 있다.
다만 중고 거래 과정에서 사기 등의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품목이어서 주의해야 한다.
한국소비자원과 공정거래위원회는 2024년 2월 설 명절을 앞두고 소비자 피해주의보를 발령하면서 특히 명절 기간은 상품권 수요가 증가하는 시기인 만큼 사기 피해도 발생하기 쉬워 대량 또는 현금 구매 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이에 따라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은 상품권 거래 피해를 줄이기 위한 각종 장치를 운영 중이다.
당근은 e쿠폰의 경우 전용 카테고리에서 '바로구매'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했다.
바로구매는 구매자가 물품 가격을 결제하면 당근페이에 돈을 보관했다가 구매자가 물품을 받은 뒤 구매 확정을 해야 판매자에게 거래금액을 전달하는 서비스인 '안심결제'를 이용하기 때문에 돈을 받은 뒤 잠적하는 상품권 거래 사기를 예방할 수 있다.
당근은 이와 함께 지류 티켓의 경우 ▲ 판매자의 모든 판매 물품이 상품권이거나 ▲ 상품권의 판매가가 원 가격보다 매우 저렴한 경우 ▲ 다양한 상품권을 여러 장 보유하고 있으며 일괄 구매 시 가격을 조정해준다고 유혹하는 경우 ▲ 만나서 거래하는 것을 무조건 회피하고 빠르게 거래하려는 경우 등은 사기가 의심된다고 조언했다.
번개장터와 중고나라는 모두 비슷하게 사용기간이 지나지 않은 상품권 판매를 허용한다.
번개장터에서는 판매 게시글을 올릴 때 상품권의 사용 기한을 입력해야 한다. 사용기한이 지났을 경우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삭제 처리된다.
상품권 거래 때는 판매자 명의와 입금할 계좌 명의가 다른 경우 '3자 사기'일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3자 사기'란 사기꾼이 물품을 판매하려는 사람과 구매하려는 사람에게 동시에 접근해 구매자에게 판매자의 계좌로 송금하게 한 후 판매자에게는 자신이 송금한 것처럼 속여 물품을 가로채는 행위다.
이 밖에 지역사랑상품권, 온누리 상품권 등 국가기관에서 발행한 상품권은 관련 법령에 따라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거래가 불가능하다.

◇ 주류는 종류 불문 거래 금지…화장품 증정용만 따로 판매 안 돼
와인도 최근 많이 주고받는 선물이지만 와인, 양주, 전통주를 포함한 주류는 모두 중고 거래가 금지돼 있다.
주류 판매업 면허 없이 개인이 주류를 판매하면 조세범 처벌법 제6조에 따라 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주류 판매업 면허가 있어도 허가된 장소에서만 판매해야 하며 통신 판매는 할 수 없도록 규정돼 있다.
당근과 번개장터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은 무알코올 주류도 청소년 유해 물품으로 분류해 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화장품 선물세트에서 증정 용품만 따로 판매해서도 안 된다.
화장품법 제16조 제1항 제3호는 판매 목적이 아닌 제품의 홍보나 판매촉진을 위해 미리 소비자가 시험 사용하도록 제조된 화장품의 판매를 금지한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본품 용기에 담긴 내용물을 임의로 나눠 파는 소분 판매도 안 된다.
luc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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