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운동 스타일의 TV광고…백악관 "선거운동 광고 아니라 공익광고"
민주당 "불법·부패"라며 거세게 반발…일부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미국 국토안보부(DHS)가 중간선거를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찬양하는 선거운동 스타일 광고 비용에 2천만 달러(약 271억 원)를 투입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이런 내용은 29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사로 처음 알려진 후 주요 언론매체들이 앞다퉈 후속 보도를 내놓고 있다.
AP통신에 따르면 연방상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패티 머리(워싱턴) 의원과 국토안보부 예산을 담당하는 소위원회의 민주당 간사인 크리스 머피(코네티컷) 의원은 이날 마크웨인 멀린 국토안보부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경위 설명을 요구하면서 48시간 이내에 답변을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두 의원은 해당 예산이 작년 7월에 통과된 이른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BBBA)에 따라 관세국경보호청(CBP)에 배정됐던 것이라며 "이 대통령(트럼프)은 자신을 칭송하는 선거광고를 방영하기 위해 문자 그대로 납세자들의 돈을 훔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며칠간 방영된 것과 같은 정치 광고를 제작하거나 송출하기 위해 정부 자금을 사용하는 것은 불법이며 납세자의 돈을 충격적일 정도로 부패하게 오용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미국 정부에 의해 비용이 지불됨'이라는 표기가 있는 해당 광고들은 지난주부터 대학·프로 풋볼 경기 등 인기 TV 프로그램 전후에 방영되기 시작했다.
AP통신은 이 광고들이 트럼프 재임 기간의 이미지와 함께 공화당의 중간선거 구호를 연상시키는 방식으로 구성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주말에 새로 공개된 대통령 홍보 흑백 광고는 2024년에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운동에 쓰였던 것과 거의 똑같은 흑백 영상으로 이뤄져 있다.
영상에서 트럼프는 복도를 걸어가면서 "이것은 최후의 전투"라며 "세계주의자들", "전쟁광들", "마르크스주의자들", "가짜뉴스 매체"에 맞서 싸우고 이들을 쫓아낼 것이라고 말한다.
이 광고는 트럼프가 카메라 렌즈를 정면으로 응시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에 의해 비용이 지불됨'이라는 문구가 나오며 끝난다.
광고 추적 서비스 '애드임팩트'는 최근 7일간 광고 3편을 방영하는 데 든 광고비 합계가 250만 달러를 넘었을 것으로 추산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연방하원 세출위원회 민주당 간사 로자 덜로로(코네티컷) 의원과 국토안보부 세출 담당 소위원회 민주당 간사 헨리 퀘야(텍사스) 의원은 "내년에 민주당이 의회의 통제권을 다시 얻으면 하원 세출위원회는 이와 같은 납세자 돈의 오용을 파헤치고 뒤집는 한편 권력을 남용한 자들에게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백악관 예산관리국(OMB)은 9월 19일에 CBP의 기념·홍보 사업 및 행사 항목 예산을 2천만 달러 증액시켜 준 것으로 드러났으며, 의원들은 이 돈이 광고에 투입된 것으로 의심한다.
다음날인 20일 메릴랜드주 소재 'LMD 에이전시'라는 업체가 2천만 달러 규모의 '전국 미디어 캠페인' 계약을 수주했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이번 사건에 대한 입장을 묻자 국토안보부는 해당 광고가 선거운동 광고가 아니라 공익광고였다고 주장하는 백악관 입장문을 참고해 달라고 답했다.
일부 공화당 의원들로부터도 비판이 나온다.
AP통신에 따르면 톰 틸리스(노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은 이번 트럼프 광고를 헝가리의 빅토르 오르반 전 총리가 사용했던 광고에 비유했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존 슌(사우스다코타) 의원은 이 광고에 대해 "납세자 돈으로 비용이 지급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폴리티코에 따르면 상원 세출위원장인 공화당 소속 수전 콜린스(메인) 의원은 해당 예산이 세출위원회 관할은 아니라면서 CBP에 배정됐던 예산에서 나왔다고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solatid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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