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결합 요건으로 2019년 대비 좌석 수 90% 이상 유지 의무 생겨
작년에도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 미준수 적발
대한항공 등, 괌 노선 좌석 '70% 이상' 하향 요청…심사관은 기각 의견

(세종=연합뉴스) 김수현 기자 = 대한항공, 진에어[272450],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대한항공 계열 항공운송업자들이 기업결합 승인 조건 중 하나인 '청주-제주' 노선 좌석 수 축소 금지를 어겼다가 공정거래위원회 심판대에 올랐다.
공정위 사무처는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등 3개 항공운송업자가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 조치를 위반한 혐의와 관련해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하고, 피심인들에게도 송부했다고 30일 밝혔다.
심사보고서는 심사관이 조사 과정에서 파악한 위법성과 제재 의견을 담은 문서로, 심사보고서가 피심인에게 송부되면 심의 절차가 개시됐다는 뜻이다.
공정위는 2024년 1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는 대신 경쟁제한 우려가 높은 국제노선 26개와 국내 노선 8개에 구조적 조치와 행태적 조치를 병행 부과했다.
구조적 조치는 이들 노선의 슬롯(공항 당국이 항공사에 배정한 항공기의 출발 또는 도착 시간)과 운수권(특정 국가에 취항할 수 있는 항공사의 권리)을 다른 항공사에 이관하는 조치를 뜻한다.
이러한 구조적 조치를 완료하기 전까지는 '연도별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해선 안 된다'는 등의 행태적 조치를 준수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천재지변 등 중대하거나 불가피한 사정이 발생하는 경우에만 예외를 둘 수 있다.
그러나 3개 항공사는 별다른 사정이 없었는데도 2024년 1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청주→제주', '제주→청주' 노선의 공급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미만으로 축소 공급한 것으로 심사관은 파악하고 있다.
심사관은 3개 회사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고 보고, 피심인들에게 이행 강제금 부과, 법인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전성복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3개 사가) 운항 횟수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구체적인 공급 좌석 수는 대한항공 측의 영업비밀이어서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2024년 12월 12일부터 작년 3월 28일까지 '인천-프랑크푸르트' 노선을 운항하면서 좌석 수 축소 금지를 어겨 지난해 12월 이행강제금을 부과받은 이후 재차 좌석 수 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와 별도로 대한항공, 진에어,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298690], 에어서울 등 5개 항공사는 '인천-괌', '부산-괌' 노선의 수요가 감소했다는 이유로 공급 좌석 유지 의무를 2019년 대비 90%에서 70%로 하향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공정위 심사관은 중대하거나 불가피한 사정 등 시정조치 변경 요청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5개 항공사의 시정조치 변경 요청을 기각하는 의견을 담아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
피심인들은 서면 의견 제출, 증거 자료의 열람·복사 신청, 의견 진술 기회 제공 등 방어권 보장 절차를 밟을 수 있다.
공정위는 이후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공급 좌석 축소와 관련한 제재 여부와 수위, 공급 좌석 수 유지 의무 하향 조정 여부를 판단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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