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 범죄자 지원 경력에 자격 논란

(베를린=연합뉴스) 김계연 특파원 = 독일 좌파당 출신의 첫 베를린 시장 후보로 유력한 엘리프 에랄프(45)가 지난해까지 좌익 극단주의 단체 회원으로 활동했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FAZ)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에랄프 후보는 극좌 범죄자를 돕는 단체 로테힐페 회원으로 있다가 지난해 탈퇴했다. 독일 국내정보기관 헌법수호청은 폭력을 정당화한다는 이유로 이 단체를 좌익 극단주의 단체로 지정했다. 헌법수호청 보고서에는 '독일에서 가장 크고 중요한 좌익 극단주의 단체'라고 적혀 있다.
이 단체는 1970∼1980년대 악명 높은 극좌 테러단체 적군파와 함께 창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변론과 벌금 대납 등 재정 지원은 물론 좌파 범죄자가 형사 절차에서 진술하거나 범행을 사죄할 경우 지원하지 않는 규정을 두고 사법기관에 협조하지 않도록 부추긴다고 FAZ는 주장했다.
좌파당은 에랄프가 법학을 공부하던 시절 좌파와 사회 문제에 참여하는 이들에게 법률 지원을 제공하기 위해 가입했고 '일부 정치적 견해 차이'로 지난해 탈퇴했다고 밝혔다.
좌파당은 지난달 20일 베를린 주의회 선거에서 득표율 25.7%로 제1당에 오른 뒤 사회민주당(SPD)·녹색당과 연립정부 구성을 협상 중이다. 연정이 꾸려지면 에랄프가 좌파당 출신으로 첫 베를린 시장이 된다.
보수 진영은 극좌단체 활동 경력이 알려지자 시장 자격을 문제 삼고 나섰다. 기독민주당(CDU) 베를린 시장 후보 슈테판 에베르스는 "극단주의 범죄자와 테러리스트들을 재정적으로 지원한 여성을 베를린 시장으로 만들 것인지의 문제"라며 연정 협상 중인 SPD와 녹색당을 압박했다.
반전·평화를 이념으로 삼는 좌파당은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당내 인사들이 반유대주의 성향이라거나 하마스의 폭력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CDU 등 보수 진영은 좌파당을 사실상 극좌 정치세력으로 보고 협력을 거부하고 있다.

연정 협상의 핵심 쟁점인 좌파당의 '주택 사회화' 정책을 두고도 보수 진영의 견제가 계속되고 있다. 주택 사회화는 임대료를 잡기 위해 부동산 대기업이 소유한 주택을 수용해 공공으로 전환하는 정책을 말한다. 수용 대상은 베를린 임대주택 약 170만채 가운데 약 22만채로, 시가를 합하면 약 402억유로(약 62조원)로 추산된다.
킬세계경제연구소는 공공으로 전환한 주택 임대료를 낮추더라도 그 효과가 다른 민간주택 시장으로 확산하지는 않는다며 이 정책이 성공하지 못할 것으로 봤다. 또 시가의 50%를 기준으로 한 예상 보상비용 201억유로(약 31조원)를 신규 주택 건설에 쓰면 2045년까지 주택 7만1천채를 더 지어 임대료를 8.7%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일 기본법(헌법)의 재산권 조항에는 공공복지를 목적으로 한 수용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그러나 주택 사회화 정책이 실제로 추진될 경우 결국 헌법재판소에 소송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임대료를 낮추는 데 민간기업 주택 수용이 유일하고 불가피한 수단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CDU는 "좌파의 환상이 문제를 해결해주지는 않는다"며 주택 사회화를 원천 차단하는 연방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dad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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