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영·프·독 등, 대응회의 소집…EU 주유소 경윳값, 사상 최고

(서울·브뤼셀=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현윤경 특파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프랑스와 독일에 비축 경유 방출을 압박했으며,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미국산 경유 수출을 금지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오는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이 국내 연료 가격을 낮추기 위해 경유 수출 금지를 검토하는 가운데, 유럽에 대한 압박을 한층 높이는 조치다.
한 유럽 소식통은 미국이 유럽연합(EU) 측에 향후 6개월간 경유 1억2천만 배럴을 방출하도록 요청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국제에너지기구(IEA) 소속 30여개 회원국은 유가 안정을 위해 전략비축유 4억 배럴 방출에 합의했다. 미국은 1억7천200만 배럴을 담당하고 유럽 각국이 전체의 20%를 맡았다.
그러나 미국 정부는 특히 프랑스와 독일이 비축유 방출 약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보고 불만을 드러내 온 것으로 전해진다.
프랑스 엘리제궁 관계자는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주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회담에서 이 문제를 논의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마크롱 대통령이 IEA와의 비축유 공동 방출 조율을 포함한 에너지 가격 및 수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주요 7개국(G7) 정상 화상 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사안과 관련한 로이터의 질의에 독일 경제부는 IEA로부터 자국의 전략 비축유 일부를 방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혔다. 프랑스 에너지부는 답변을 거부했다.
이런 보도 속에 EU 집행위원회와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아일랜드는 비축 경유를 방출할 필요가 있는지를 공동으로 논의하기 위해 화상회의를 소집했다고 EU의 한 당국자는 전했다.
유럽은 러시아산 원유 및 석유 제품 수입을 금지한 데다 최근 전쟁으로 중동발 공급 차질까지 겹치면서 미국산 연료에 대한 의존도가 크게 높아진 상태다.

한편, 이날 EU 집행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전 1.59유로(약 2천440원) 수준이던 EU 주유소에서의 평균 경유 가격은 ℓ당 2.24유로(약 3천440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AFP통신 분석에 따르면 벨기에, 이탈리아, 루마니아, 폴란드를 포함한 EU 회원국 12개국에서 경유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은 가운데, 네덜란드, 덴마크, 핀란드에서는 ℓ당 2.5유로(약 3천840원)마저 넘어섰다.
프랑스, 포르투갈, 아일랜드 등에서는 화물 운송과 농기계, 어선 등의 연료로 주로 사용되는 경윳값 급등에 분노한 농·어민과 화물 운송업자 등의 격렬한 시위가 최근 이어지며 당국이 대응에 부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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