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급도 6배 대폭 인상 적용…일반 선원도 월급 4∼6배 올라
꺼리는 선원에 강요도…전쟁 후 93척 공격당해 선원 24명 사망

(서울=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이란의 집요한 공격을 무릅쓰고라도 어떻게든 호르무즈 해협 밖으로 원유를 나르려는 필사적인 노력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유조선 선원들이 받는 위험수당 등 보수가 치솟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7일 보도했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유조선 선주들은 선원들이 위험한 해역에서 계속 일하도록 하기 위해 막대한 금액의 '위험수당'(danger money)을 제공하고 있다.
이란의 공격이 강화되는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통과 대가로 유조선 선장들은 10만달러(약 1억3천만원)의 월급을 받는다. 이와 별도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운항 때마다 5만달러(약 7천만원)의 보너스가 지급된다.
보통 유조선 선장 월급은 약 1만5천달러(약 2천만원) 정도로 알려졌다. 보너스를 빼도 월급만 평소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호르무즈 해협 운항에 투입되는 일반 선원 월급도 크게 인상됐다.
일반 선원 월급은 1천500달러(약 200만원)에서 시작한다. 그런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에 타면 월급이 최소 4∼6배로 오른다.
약 200만 배럴의 석유를 싣는 유조선에는 최대 35명까지 승조원들이 탄다.
현재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유조선은 이란의 공격에 노출돼 가장 위험한 호르무즈 해협의 짧은 구간만을 반복해 오가면서 원유를 페르시아만 안에서 바깥으로 옮겨주는 이른바 '셔틀 유조선'들이다.
따라서 이들 선박에서 일하는 선원들은 수개월에 걸쳐 평소보다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
이란의 저지를 뚫고 페르시아만 밖으로 빠져나온 원유는 높은 가격에 거래된다. 이에 승조원 급여·수당 대폭 인상 같은 '셔틀 유조선'의 높은 운영 비용은 큰 문제가 되지 않고 있다.
더욱이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걸프 산유국들로서는 송유관 등 대체 수단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어떻게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경제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원유 수출을 이어 나갈 수밖에 없는 처지다.
전쟁 발발 전의 해운 체계가 붕괴하면서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산유국들은 다급하게 대규모로 직영 '셔틀 유조선' 선대를 꾸려 운영 중이다. 위험한 호르무즈 해협 구간만 '특공대' 성격의 '셔틀 유조선'으로 직접 넘겨 고객에게 인도하는 방식이다.
반대로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확보를 대미 협상의 지렛대로 여기는 이란은 이런 '셔틀 유조선'들을 표적 삼아 맹렬히 공격하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들 선원을 돈을 벌기 위해 전쟁 한복판에 뛰어든 '용병'에 비유하기도 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FT에 선원들 사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오가는 항해에 뛰어든 이들을 용병처럼 본다고 전했다.
최근 들어 페르시아만 산유국들의 원유 수출량이 전쟁 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됐다는 뉴스가 잇따라 나왔다. 이에 대미 지렛대 약화를 우려한 이란의 셔틀 유조선 공격은 한층 강화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에 따르면 지난 2월 28일 미국-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총 93척의 선박이 공격받았다. 이에 따라 선원 24명이 숨졌다.
해운 분석 업체 윈드워드 자료에 따르면 3분기 호르무즈 해협 통과 선박 중 약 2%가 공격을 받았다.
많은 유조선 선원이 이런 위험에도 불구하고 호르무즈 해협 항해 선박에 오른 것은 높은 금전적 보상 때문이다.
이들 중에는 필리핀, 인도, 인도네시아,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 상대적으로 가난한 지역 출신들이 많다. 고국에서는 호르무즈 해협 운항 유조선에서 벌 수 있는 것만큼 큰돈을 벌기가 어렵다.
그렇지만 본인의 뜻과 달리 위험한 호르무즈 해협 항해 참여를 강요받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도 선원노조 사무총장 마노즈 야다브는 FT에 "일부 경우 선주들은 (호르무즈 해협 항해를) 거절하면 본국 송환비까지 월급에서 제하겠다고 말하면서 원치 않는 선원에게 항해를 강요하기도 한다"며 "선원들은 동의하지 않으면 직장을 잃고, 동의해도 목숨을 잃을 수 있다"고 말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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