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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예루살렘 총영사관 '대표부'로 운영…직원 대부분 철수(종합)

입력 2026-10-09 01:47  

영국, 예루살렘 총영사관 '대표부'로 운영…직원 대부분 철수(종합)

영국, 예루살렘 총영사관 '대표부'로 운영…직원 대부분 철수(종합)
서안 정착촌 제재 문제로 마찰…이스라엘, 영사관 폐쇄 요구
외교관 맞추방 사태 피해…공관 격하·축소 운영으로 '타협'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이스라엘 불법 조치 규탄…점령지 주권 행사 시도"


(런던·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김지연 나확진 특파원 = 영국이 요르단강 서안 정착촌 제재 문제로 이스라엘과 충돌한 가운데, 이스라엘이 폐쇄를 요구한 예루살렘 주재 영국총영사관에서 대다수 직원을 철수시키고 이를 '예루살렘 영국 대표부'(UK Mission, Jerusalem)란 이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에드 밀리밴드 영국 외무장관은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 "이스라엘 정부와 협의를 거쳐 우리 총영사관 건물은 폐쇄되지 않고 '예루살렘, 영국 대표부'로 알려질 것"이라며 "독립적으로 운영되면서 팔레스타인인들과의 업무 및 필수 서비스를 계속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쓰던 총영사관 대신 포괄적인 공관으로만 부르기로 했다는 뜻으로, 이는 사실상 '격하'라고 AP 통신은 해설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이스라엘과) 이해가 없다면 우리 직원들과 시설의 안전을 보장받을 수 없다"며 "이에 따라 다수 직원 및 그 가족들을 안전과 보안 보장을 위해 일시적으로 철수한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좀 더 강경한 어조로 이를 발표했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성명에서 "예루살렘에 있는 영국 영사관은 오늘부로 운영을 종료한다"며 "예루살렘 주재 영국 영사관 간판도 철거됐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측은 총영사를 포함해 영국 외교관 20명이 이스라엘을 떠날 예정이며 7명만 남아 '아주 제한적인' 범위의 활동을 수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양국이 서안 정착촌 문제로 마찰을 빚은 가운데 양국 관계를 더 악화하고 전면적인 외교 충돌을 빚는 사태는 피한 '타협'이라고 BBC, 가디언 등 영국 매체들은 풀이했다.
이스라엘은 자국 요구대로 영국 영사관 운영이 종료됐다고 주장할 수 있고, 영국은 일부 직원을 안전상 철수했을 뿐 공관은 유지한다고 주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국가 수립 훨씬 전인 1838년 개설된 영국의 예루살렘 총영사관은 텔아비브에 있는 주이스라엘 대사관과는 별개의 기관으로, 1967년 이스라엘이 점령한 뒤 자국 영토로 병합한 동예루살렘에 위치해 예루살렘뿐 아니라 서안 전체와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과의 관계도 관리해 왔다.
영국은 지난달 8일 정착민 폭력 악화와 E1 구역 정착촌 추진 등 정착촌 확장을 이유로 정착촌과의 교역에 대한 제재를 도입한다고 발표했고, 이에 반발한 이스라엘은 영국에 30일 내로 예루살렘 영사관을 폐쇄하고 외교관들을 철수시키라고 통보했다.
그러나 영국에서는 이스라엘에는 국제사회에서 점령지로 간주하는 동예루살렘에서 외교 공관을 폐쇄할 권한이 없다는 지적이 계속됐고, 밀리밴드 장관도 이날 성명에 이를 명시했다.
밀리밴드 장관은 "우리는 200년 가까이 운영된 예루살렘 영국 총영사관을 폐쇄할 법적 권리가 이스라엘 정부에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해 왔다"며 "영국 정부는 동예루살렘은 점령된 영토라는 오랜 입장을 다시 강조한다"고 말했다.
앞서 이스라엘이 영사관 폐쇄를 강행하는 경우 영국이 자국 주재 이스라엘 외교관을 추방하는 등 맞대응할 조처를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밀리밴드 장관은 "향후 몇 달간 우리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그러한 논의가 진행되고 신뢰할 수 있을 때까지 상응 조처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는 이스라엘이 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에 취한 조치를 "불법"이라고 규탄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외무부는 이날 성명에서 "예루살렘 주재 영국 총영사관과 직원들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불법적인 결정과 조치를 규탄한다"며 "이스라엘이 점령된 도시에 대한 주권을 행사하려는 시도"라고 비판했다.
cheror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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