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뉴델리 집회 예고…유권자 명단 개정 등 선관위 불공정 의혹 겨냥

(하노이=연합뉴스) 박진형 특파원 = 인도에서 선거관리위원회의 불공정 의혹을 겨냥한 Z세대 주도 단체 바퀴벌레국민당(CJP)의 대규모 시위를 앞두고 당국이 CJP 관련자 여러 명을 체포,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9일(현지시간) CJP는 CJP 고위간부 디팍 발리얀을 비롯한 여러 관계자가 경찰에 의해 구금됐다고 엑스(X·옛 트위터)에서 밝혔다.
경찰은 전날 인도 서부 라자스탄주에서 발리얀 등을 폭행하고 붙잡아갔으며, 이후 발리얀은 석방됐다고 CJP는 전했다.
또 서부 마하라슈트라주 푸네에서 오는 10일 수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시위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던 학생들도 당국에 의해 버스에 태워져 알 수 없는 장소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CJP 창립자 아비지트 딥케는 남부 텔랑가나주 출신 CJP 자원활동가들도 중부 마디아프라데시주 보팔에서 연행됐다며 10일 시위를 앞두고 무더기 체포가 이뤄지고 있다고 엑스에서 밝혔다.
그는 "(나렌드라) 모디(총리)는 사람들을 철창에 가둬 반대 의견을 침묵시킬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그가 더 많이 체포할수록 더 많은 사람이 시위에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아슈토시 란카 CJP 대변인도 엑스에서 "CJP, 각종 학생 단체, 농민·달리트(불가촉천민) 조직, 여러 정당에서 전국적으로 최소 1만 명이 구금됐다"며 "이것이 바로 비상사태"라고 말했다.
CJP는 최근 인도 선관위가 유권자 명단을 모디 총리의 집권 인도국민당(BJP)에 유리하게 바꿨다는 의혹과 관련해 갸네시 쿠마르 선관위원장의 사퇴와 선관위 독립성·투명성 강화 등을 요구하는 시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10일 뉴델리의 정부 지정 시위 장소인 '잔타르 만타르'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이에 현지 경찰은 집회 허가를 거부했지만, 사우라브 다스 CJP 공동창립자는 "정부에 반대하는 시위를 하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는다는 것은 이상한 발상"이라며 "우리는 무슨 일이 있어도 이 권리를 행사할 것"이라고 엑스에 썼다.
전날에도 남부 정보기술(IT) 중심지 벵갈루루, 남부 텔랑가나주 주도 하이데라바드 등 전국 여러 도시에서 선관위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이들은 선관위가 작년 중반 시작, 현재까지 1억3천만 명을 유권자 명단에서 삭제한 명단 개정 작업을 여당에 유리하게 진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벵갈루루 시위에 참석한 딥케 CJP 창립자는 개정된 명단에서 제외된 유권자 수 명과 함께 무대에 올라 "이 사람들은 살아 있다. 숨지지 않았다"며 "숨진 것은 바로 민주주의"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7일에는 뉴델리에서 제1야당 인도국민회의(INC)의 라훌 간디 전 대표가 다른 야권 의원들과 함께 잔타르 만타르로 행진하던 도중 경찰에 일시 체포됐다가 풀려나기도 했다.
지난달 현지 매체 인디언익스프레스에 따르면 3인으로 구성된 선관위에서 쿠마르 위원장을 제외한 나머지 위원 2명이 유권자 명단 개정 작업에서 자신들이 모르는 사이에 일부 결정과 명령이 내려졌다며 10여 차례에 걸쳐 의문과 항의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지난 4월 동부 서벵골주에서는 유권자 900만명가량이 명단에서 삭제된 뒤 주의회 선거가 실시돼 BJP가 서벵골주 첫 압승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BJP와 선관위는 유권자 명단 개정이 모두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맞서고 있다.
앞서 지난 6월 CJP는 전국 의대 입학시험 문제 유출 사태에 대해 항의 시위를 시작했으며, 두 달가량 이어진 시위 끝에 7월 하순 모디 정부가 교육부 장관 사임 등 CJP의 요구사항을 수용하겠다고 약속해 사태를 마무리했다.
CJP는 지난 5월 실업 청년을 바퀴벌레에 비유한 수리야 칸트 인도 대법원장의 발언을 계기로 결성, 인스타그램에서만 2천300만 명 이상의 팔로워를 모으는 등 세를 불리며 모디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jh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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