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매체 보도…관영매체들 '수위 조절'에도 中네티즌들 공격은 계속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내달 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중(反中)·독립 성향의 민주진보당(민진당) 소속 타이베이시장 후보를 상대로 이어지고 있는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이 자국 노벨문학상 수상자 모옌(莫言·71)에게까지 불똥을 튀게 했다고 홍콩 명보가 12일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는 최근 대만의 유명 방송인 차이캉융(蔡康永·64)이 선보양(沈伯洋·44) 민진당 타이베이시장 후보 지지 행사에 참석한 일이 일주일 넘게 논란이 되고 있다.
대만 타이베이대 법학 교수를 지내다 2024년 집권 민진당 소속 입법위원(국회의원)이 된 선보양은 민진당 내에서도 강경한 반중·독립 성향으로 분류되는 인물로, 11월 선거에서 중국국민당 소속의 현직 타이베이시장 장완안(蔣萬安·48)과 맞붙을 예정이다.
중국은 2024년 선보양을 최고 사형에 처할 수 있는 '완고한 대만 독립분자'로 지정했다.
이런 선보양의 지지 행사에 중국에서도 활동해온 차이캉융이 참석한 사실이 알려지자 일부 중국 네티즌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비난을 쏟아냈고, 관영매체도 공격 대열에 가세했다.

중국군이 운영하는 뉴미디어 계정 '쥔정핑'(鈞正平)은 "한편으로 대륙(중국)의 혜택을 누리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대만 독립 세력과 눈짓을 주고받으니, 조만간 스스로 역사의 치욕이라는 기둥에 묶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인민일보의 뉴미디어 계정 '샤커다오'(俠客島)는 차이캉융 같은 '두 얼굴의 인물'은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명보는 중국군 기관지 해방군보나 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아직 전면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근거로 중국 당국이 차이캉융 공격 수위를 조절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놨다.
대만 문제는 중대한 원칙 문제에 속해 대응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중국의 대대적인 비난이 대만 민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명보는 중국의 트래픽(조회수) 부풀리기 경쟁 속에 네티즌 사이에서는 차이캉융 비난 흐름이 '자유파'(自由派) 인사들에게까지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일례로 올해 4월 팟캐스트에서 차이캉융을 "전체 중국어권 진행자들이 공인한 가장 말 잘하는 사람"이라며 '우상'으로 꼽았던 중국 조선족 인플루언서 뤄융하오(羅永浩·54)는 이달 들어 중국 네티즌들의 비난 세례를 받았고, 차이캉융과의 대담 영상을 삭제했다.

중국의 저명한 소설가 모옌도 네티즌들의 공격을 피하지 못했다.
모옌은 노벨문학상 수상 전인 2005년 차이캉융이 대만 방송국에서 진행했던 프로그램에 출연해 1970년대 중국-베트남 전쟁을 두고 "수많은 병사가 희생됐고, 사망했으며, 전사했다. 베트남 역시 많은 병사가 전사했다. 그런데 10년도 지나지 않아 양국 정상이 다시 만나 악수하며 대화했고, 또 새로운 이웃이 됐다. 그렇다면 우리는 반성해야 한다. 병사 수만 명의 생명을 희생한 것이 대체 무슨 가치가 있었는가"라고 한 바 있다.
몇몇 중국 네티즌은 모옌의 발언이 담긴 옛 영상을 소셜미디어 웨이보(微博·중국판 엑스) 등에 공유하며 그를 '반동 문인'이라고 비난하거나 "조국을 팔지 않았으면 노벨문학상을 받지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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