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개인 장외채권 28조원 순매수…9월 순매수 4조 넘어
"채권 관심 높아졌지만, 주식 자금의 본격 이동은 아직"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국내 증시가 급락하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이 채권으로 향할지 관심이 쏠린다. 금리 상승으로 채권의 이자수익 투자 매력이 높아지면서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매수가 다시 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이날 주가 하락을 계기로 주식 자금이 곧바로 채권으로 이동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자산관리(WM) 현장에서는 고객들이 높아진 금리를 살펴보며 채권 편입을 검토하는 단계라는 평가가 나온다.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2일까지 개인 투자자의 장외채권 순매수액은 거래대금 기준 27조8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 31조7천억원의 88% 수준이다. 9월 순매수액은 4조225억원으로 전월보다 8천164억원 늘었다.
올해 개인들의 채권 순매수 규모는 1∼4월 평균 3조원가량이었으나 주식시장이 강세를 보인 5월에는 1조7천억원 수준까지 쪼그라든 바 있다. 이후 월평균 3조원대 순매수를 이어오다 9월 들어 4조원을 넘어섰다.
실제 올해 국고채 금리는 큰 폭 상승했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올해 들어 90bp(1bp=0.01%포인트) 넘게 상승했고, 10년물 금리도 80bp 넘게 올랐다.
매수 규모가 늘었지만, 개인 자금의 본격적인 채권시장 복귀로 판단하려면 추세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올해 1∼9월 순매수액을 단순 연율화하면 약 36조원이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31조7천억원)을 웃돌지만, 2023년(37조6천억원)과 2024년(41조6천억원)의 연간 순매수액에는 여전히 미치지 못한다.

증권사 개인 자산관리 현장에서는 최근 채권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는 전언이다. 개인 고객의 경우 채권을 단기 매매해 매매 차익을 노리기보다 원하는 수익률을 확보한 뒤 만기까지 보유하려는 수요가 있는 만큼 고금리가 기회인 셈이다.
미래에셋증권 김화중 PWM부문 대표는 "금리가 많이 올라 채권의 매력이 높아졌다"며 "고객들에게 금리가 오를 때 만기가 긴 채권을 분할 매수하는 방안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리 수준을 보면서 나눠 사는 접근이라는 것이다.
다만 김 대표는 개인 고객들이 일제히 주식 비중을 줄이고 채권 비중을 늘리는 식의 뚜렷한 자산 재배분이 나타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날 증시 급락이 곧바로 채권 매수로 이어질지 더 지켜봐야 한다는 뜻이다.
개인의 매수 대상 채권은 국채가 가장 많았지만, 특수채와 은행채도 포함됐다. 올해 들어 9월까지 개인들의 국채 순매수액은 약 8조8천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특수채 순매수액은 5조3천억원, 은행채는 4조5천억원으로 각각 지난해 연간 순매수액을 넘어섰다. 9월에도 특수채와 은행채 순매수액은 전월보다 각각 3천억원, 1천억원가량 늘었다.
이런 수치만으로 개인 투자자들이 일제히 더 높은 수익률을 찾아 신용위험을 감수하고 있다고 해석하기는 어렵다.
우량 회사채라도 국채 금리 대비 금리 차이가 크지 않을 수 있고, 신용위험도 살펴야 하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현재는 금리를 보면서 국채 등 선진국 국채의 투자 만기를 늘리는 전략을 선호한다고 밝혔다.

주가 하락으로 채권에 눈을 돌리는 개인이 늘어날 가능성은 있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흐름은 주식에서 채권으로의 대규모 자금 이동보다는 높아진 금리를 계기로 채권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한 움직임에 가깝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수익을 얻으려는 개인 수요는 있다"면서도 개인의 월간 채권 매수 증가를 큰 추세로 해석하는 데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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