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연구팀 "중동서 발견된 유해 어깨뼈에 둥근 구멍…창에 찔린 흔적 추정"
(서울=연합뉴스) 이주영 기자 = 약 7만5천 년 전 중동에 살았던 네안데르탈인의 어깨뼈에서 나무 창에 찔려 생긴 것으로 보이는 둥근 구멍이 발견됐다.
이 상처는 이 네안데르탈인이 창에 찔려 숨졌을 가능성을 보여주는 동시에, 네안데르탈인이 나무로 만든 무기를 사용했다는 드문 간접 증거로 해석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엠마 포머로이 박사팀은 16일 과학 저널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서 이라크 쿠르디스탄의 샤니다르(Shanidar)동굴에서 발견된 네안데르탈인 유해 '샤니다르 A'를 분석, 이 같은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논문 공동 저자인 그레이엄 바커 교수는 "아주 오래전 선사시대에 조직적 폭력이 있었다는 증거는 극히 드물다"며 "이 네안데르탈인의 최후에 관해 알 수 있는 것은 죽음이 폭력적이었고, 나무 창이 관여됐다는 사실뿐"이라고 말했다.
약 7만5천년 전 사망한 45세로 추정되는 샤니다르 A의 유해는 2019년과 2022년에 걸쳐 샤니다르 동굴에서 신체 일부가 해부학적으로 원래 위치와 비슷한 관계를 유지한 상태로 발견됐다.
샤니다르 동굴에서는 2015년 이후 발굴된 유해를 포함해 최소 5개체(성체 4명과 영아 1명)의 네안데르탈인 유해가 확인됐다.
샤니다르 A의 유해는 거의 온전한 오른손, 여러 개의 갈비뼈와 그 조각들, 왼쪽 어깨뼈, 치아 일곱 개로 구성돼 있다.
왼쪽 어깨뼈에는 지름 약 15㎜의 둥근 구멍이 나 있고 구멍 주변에 방사형 골절이 있으며 뼛조각 일부는 구멍 아래 퇴적물에서 발견됐다. 또 아래턱 앞니 하나는 세로로 쪼개져 절반만 남았고, 주변 치아도 회전해 있었다.

연구팀은 어깨뼈에 난 둥근 구멍에 주목했다. 구멍 아래 퇴적물에서 발견된 뼛조각을 구멍에 맞춰 복원할 수 있었으며, 구멍 가장자리의 경사진 형태와 골절 양상은 이 네안데르탈인이 사망 무렵 관통상을 입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구멍의 형태가 돌날을 단 창보다는 단면이 둥근 나무 창에 의한 상처와 더 잘 들어맞는다고 설명했다. 돌로 만든 창끝은 보통 타원형이나 마름모꼴에 가까운 상처를 남길 수 있지만 어깨뼈 구멍은 둥근 형태이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상처의 형태와 골절 양상을 분석해 창이 몸의 왼쪽으로 들어가 가슴을 관통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창이 폐와 주요 혈관까지 손상했다면 빠르게 사망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상처가 사냥 중에 발생한 사고인지, 다른 개체의 공격인지는 유해만으로 판단할 수 없으며, 당시 네안데르탈인 사이의 폭력이나 현생인류와의 충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샤니다르 A의 유해에서는 생전에 심각한 얼굴 부상을 입었던 흔적도 나왔다.
아래턱 앞니 하나가 세로로 쪼개져 절반만 남았고, 주변 치아도 회전해 있었다. 남은 치아 표면에는 치석이 두껍게 쌓여 있었고, 손상된 치아가 부상 뒤에도 입안에 남아 사용됐음을 보여주는 흔적이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정도의 치아 손상은 먹고 말하는 데 어려움을 주고 오랜 통증을 유발했을 수 있다며 이런 치아 상태는 이 네안데르탈인이 얼굴을 크게 다친 뒤에도 적어도 일정 기간 생존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포머로이 박사는 "치아가 쪼개질 정도의 충격을 받고도 살아남아 적어도 1년, 어쩌면 그보다 더 오랫동안 생활하고 음식을 먹으려면 다른 네안데르탈인들의 보살핌과 지원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샤니다르 A 유해 분석 결과가 네안데르탈인이 나무 무기를 사용했다는 간접 증거를 제공하는 한편, 이들의 삶에 부상자에 대한 돌봄과 대인 폭력이 존재했을 가능성을 둘러싼 논의에도 새로운 단서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 출처 : Scientific Reports, Emma Pomeroy et al., "Evidence for funerary behaviour and lethal trauma in a new Neanderthal individual from Shanidar Cave", https://www.nature.com/articles/s41598-026-69193-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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