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색깔 구분 예비투표…선두권 후보에도 P5 반대 2표씩

(뉴욕=연합뉴스) 김연숙 특파원 = 차기 유엔 사무총장 선출을 위한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예비투표(straw poll)에서 모든 후보에 대한 상임이사국(P5)의 반대가 확인됐다.
특히 선두권 후보들에게도 P5의 반대표가 확인되면서, 유엔 총장 선출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16일(현지시간) 안보리 15개 이사국이 참여한 6차 예비투표에서 코스타리카 출신 레베카 그린스판(70)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사무총장이 1위를 지켰다.
아르헨티나 출신 라파엘 그로시(65)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과 캐럴린 로드리게스-버킷(52) 주유엔 가이아나 대사가 뒤를 이으면서 선두권 순위는 5차 예비투표 때와 같았다.
문제는 순위보다 '반대' 표다.
이번 예비투표는 P5와 10개 비상임 이사국의 표 색깔을 처음으로 구분해 투표를 진행한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앞선 다섯 차례 투표에서는 후보별 전체 찬반 구도는 파악할 수 있었지만, P5가 어떤 후보를 반대하는지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개표 결과 그린스판 후보는 찬성 9표(P5 3표 포함), 반대 5표(P5 2표 포함), 의견 없음 1표를 받았다.
그로시 후보와 버킷 후보는 각각 찬성 8표, 반대 6표, 의견 없음 1표였다. 두 후보 모두 반대 6표 중 2표가 P5에서 나왔다.
현재 출마한 후보 7명 중 유력 후보 3명에게 각각 P5 2개국씩 반대하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예비투표는 안보리가 유엔 총회에 추천할 단일 후보를 가리기 위한 비공식 절차로,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반복된다.
최종 후보가 되려면 안보리 이사국 15개국 중 최소 9개국의 찬성을 얻어야 하고, P5 중 어느 한 곳도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아야 한다.
P5의 의사가 무엇보다 큰 영향을 미치는 구조에서 선두권 후보 모두 거부권 행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 셈이다.
그린스판 후보에 대해서는 미국과 영국이 유엔 개혁 리더십 부족 등을 이유로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로시 후보는 IAEA를 이끌며 보여온 행보와 맞물려 중국과 러시아가 반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이날 예비투표 후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 성별이나 지역 순번과 관계없이 "최고의" 후보가 유엔을 이끌어야 한다고 말했다.
왈츠 대사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서도 "유엔은 개혁이 몹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P5의 반대 의사가 확인되면서 물밑 협상을 통해 반대표를 줄여가거나, 결국 P5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인물이 출마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유엔 외교가에서는 전 주유엔 아랍에미리트(UAE) 대사 등 각국 전·현직 관료가 새 유엔 총장 후보로 등판할 것이라는 설이 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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