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서도 "전쟁 연장 행위"…러 에너지 구매국 중국·인도엔 희소식

(워싱턴=연합뉴스) 백나리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시아 제재법의 시행을 유예하자 여당인 공화당에서도 비난이 빗발쳤다.
17일(현지시간) 미 언론에 따르면 공화당 톰 틸리스 상원의원은 엑스에 "무책임을 넘어선 처사"라며 "상원에서 찬성 86 대 반대 11로 통과된 법의 시행을 대통령과 참모진이 납득하지 못하는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틸리스 의원은 이어 "우크라이나를 불법 침공하고 매일 무고한 민간인을 학살하는 러시아 독재자에게 미 행정부가 굴복하고 있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고 비난했다.
같은 당 존 코닌 상원의원은 소셜미디어 엑스에 관련 보도를 올리며 "린지는 경악할 것"이라고 적었다.
유예된 제재법은 지난 7월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린지 그레이엄 전 공화당 상원의원을 기리기 위해 그레이엄의 이름을 붙여 제정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이었던 그레이엄은 생전에 대러 강경파로서 미국의 우크라이나 지원에 큰 역할을 했다.
공화당 돈 베이컨 하원의원도 "대통령은 전쟁을 끝내는 게 아니라 연장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맹비난했다.
리처드 블루먼솔 상원의원은 "이런 유예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달리) 국가안보와는 상관없고 블라디미르 푸틴에게 아첨하는 일일 뿐"이라며 "공화당 동료들이 이 비열하고 비겁한 행동을 규탄하는 데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돈 바이어 하원의원도 "트럼프는 푸틴에 다시 굴복했고 우크라이나를 배신했으며 러시아의 불법적 전쟁을 처벌하기 위해 마련된 법을 무시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레이엄법은 러시아의 주요 에너지 구매국은 물론 러시아의 제재 회피를 돕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는 게 골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가안보를 명분으로 내세워 시행 유예를 결정했다.
미국의 제재 완화는 러시아의 경유 수출 확대 약속에 대한 대가다. 트럼프 대통령은 보름 뒤 열리는 중간선거를 앞두고 경윳값 급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예 조치는 러시아에서 에너지를 대규모로 구매하는 중국과 인도가 반색할 소식이기도 하다. 애초 미 의회가 해당 법안을 추진할 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이를 각국에 대한 관세 부과의 수단으로 삼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nar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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