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연합뉴스) 강수지 기자 = 외국인 국채선물 매수에 힘입어 국고채 금리가 큰 폭으로 내렸지만, 1년 안팎의 은행채는 매수세가 약한 것으로 전해졌다. 은행채 발행 부담에 금리 매력까지 떨어지면서 사려는 쪽과 팔려는 쪽의 희망 가격이 벌어졌다는 설명이 나온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지난주 3.854%로 마감하며 한 주 동안 약 12.9bp(1bp=0.01%포인트) 떨어졌다. 같은 기간 5년물은 17bp, 10년물은 21.3bp 내렸다. 초장기물인 30년물 금리도 18bp 이상 내렸다.
반도체발 주가 급락으로 안전자산 선호가 커지면서 외국인은 국채선물을 대거 사들였다. 외국인은 지난 12일 하루에만 3년 국채선물을 3만4천789계약 순매수하며 2005년 이후 일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순매수를 기록했다. 지난주 닷새 동안 사들인 3년 선물은 6만4천계약에 이른다.
신용채권(크레딧)은 이 랠리에서 비켜나 있다.
NH투자증권[005940] 최성종 연구원은 지난주 국고채 금리가 급락했지만 유동성이 떨어지는 크레딧채권은 금리 하락 폭이 제한돼 모든 업종에서 신용 스프레드(국고채와의 금리 차)가 확대됐다고 분석했다. 특수은행채를 제외한 채권의 순발행 확대와 공사채 입찰 부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단기 은행채 시장은 더 냉랭하다. 최근 채권시장에서는 1년 미만 은행채를 민간평가사 평가금리보다 높은 금리에 팔겠다는 호가가 나오고 있다.
채권은 금리가 높을수록 가격이 낮다. 국고채 강세장에서도 평가금리보다 낮은 가격에 팔겠다는 물량이 나오는 셈이다. 하지만 이런 가격에도 거래를 활발하지 않다.
시장에서는 우선 공급 부담을 원인으로 꼽는다. 한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은행채 발행이 많았던 데다 매수세도 부족하다"며 "1∼3년 구간에서 발행이 나오다 보니 투자자들이 기존 채권을 적극적으로 사지 않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가격에 대한 눈높이 차이도 거래를 막는 요인이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중개인은 "현재 은행채 금리 수준이 매력적이지 않다"고 진단했다. 자금을 조달해 채권에 투자하는 투자자의 경우 채권 수익률이 조달 비용보다 충분히 높아야 매수에 나서는데, 지금 금리로는 그만한 이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반면 매도자는 채권시장이 강세인 상황에서 가격을 낮춰 팔기를 꺼려 거래가 지지부진하다고 전했다.
단기채를 팔아 만기가 긴 채권으로 갈아타려는 움직임이라는 시각도 있다. 단기채 위주로 보수적으로 운용하던 기관들이 중장기물 금리 하락을 따라가려 한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교체 수요는 일부에 불과하며 크레딧채권을 살 여력이 있는 투자자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채 발행시장은 수요예측 흥행이 이어지며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크레딧채권 전반의 수요가 사라졌다기보다, 투자자들이 매력이 떨어진 단기 유통물보다 신규 발행물을 고르고 있다는 의미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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