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생활 10개월 만에 "여러분과 여기 함께 있다" 귀국 사실 알려
마두로 축출 이후 임시대통령 체제 장기화…대선 실시 요구 관철될까
트럼프 "마차도 안전하기를…그는 좋은 여성이나 미국이 잘하고 있어"

(워싱턴=연합뉴스) 홍정규 특파원 = 베네수엘라의 야권 지도자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가 비밀리에 귀국한 것으로 25일(현지시간) 확인됐다.
마차도는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자신의 귀국 사실을 알리며 "나는 여기 있다. 여러분과 함께"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소재지나 귀국 방법은 알리지 않았다.
마차도의 지원 아래 2024년 대선에 출마했던 에드문도 곤살레스도 망명지인 스페인에서 엑스(X)에 올린 글을 통해 마차도의 귀국을 확인했으며, 자신도 "아주 곧" 합류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마차도의 귀국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의 축출 이후 10개월째 과도 정부 상태인 베네수엘라의 차기 지도자 선출이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베네수엘라는 마두로 정권의 부통령이던 델시 로드리게스의 임시 대통령 체제다.
여론조사에서 대선후보 지지도 1위를 달리는 마차도는 지난해 12월 노벨평화상 수상을 위해 출국한 이후 망명 생활을 이어왔다. 최근까지 파나마에 체류 중이었으며, 지난 9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늦어도 내년 7월까지는 대선을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AP 통신은 마두로가 미군에 압송·구금된 이후 로드리게스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재임하도록 법적으로 허용된 기간을 이미 초과했는데도 아직 선거 일정조차 잡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9월 "그들은 아직 선거를 치를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임시 정부를 이끌며 친미 노선으로 선회한 로드리게스도 이에 동의했다. 양국은 그러는 사이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매장량의 5분의 1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는 협정을 맺었다.
마차도의 이번 귀국이 트럼프 행정부의 묵시적 동의 아래 이뤄졌는지는 불분명하다. 그동안 마차도는 7차례 귀국을 시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는데, 그 배경에 마차도의 조기 귀국이 달갑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있다고 AP는 전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여러 차례에 걸친 마차도의 귀국 의사는 워싱턴 DC에서 마찰을 일으켰으며, 미 당국자들은 마차도에게 귀국 일정을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미시간주로 향하는 길에 마차도의 귀국과 관련한 기자들 질문에 "그녀가 자신의 노벨상을 내게 줬다. 내가 달리 무슨 말을 할 수 있겠나"라며 "그녀가 안전하기를 바란다. 매우 좋은 여성이다. 하지만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정말 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폭스뉴스와 진행한 인터뷰에선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며 "매주 우리는 (베네수엘라에서) 수백만 배럴의 기름을 반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베네수엘라가 선거를 실시하기 전에 경제를 안정시키고 법원과 선거관리위원회를 포함한 국가 제도를 재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다만, 이달 초 기자들에게 "(마차도는) 돌아가고 싶을 때 언제든 자신의 나라에 입국할 모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zhe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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