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공공기관 15년 이상 부실채권, 4.9조 규모로 소각 추진
이억원,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 주재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김지연 기자 = 앞으로 은행들은 포용금융 성과를 평가받고, 그 결과에 따라 서민금융진흥원 출연금 등을 더 내거나 경감받는 인센티브와 페널티를 받는다.
금융공공기관 부실채권 중 연체 후 5년이 경과하는 시점에 차주의 상환능력이 없다고 평가되면 소멸시효 완성을 원칙으로 하고, 연체 15년이 지난 채권은 재산은닉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소각한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28일 오후 한국자산관리공사 양재타워에서 '제7차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이 담긴 포용금융 정책을 발표했다.
◇ 은행 17곳 대상 '포용금융 종합평가'…당근·채찍으로 실효성 강화
우선 17개 국내은행을 대상으로 '포용금융 종합평가체계'를 도입한다.
포용금융을 경영체계에 내재화하도록 실질적 유인을 만들겠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신한·우리·농협·하나·기업 등 시중은행 6곳을 비롯해 지방은행 5곳, 특수은행 3곳, 카카오·케이·토스뱅크 등 인터넷은행 3곳이다.
올해 중 은행권을 우선 대상으로 삼고 내년부터는 제2금융권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매년 전년도 실적을 평가해 3월 중 결과를 발표하는 방식이다.
평가항목은 크게 다섯 가지로 ▲ 지배구조 ▲ 자금공급 ▲ 채무조정 ▲ 사회적배려 ▲ 비금융지원 등이다.
지배구조 항목에선 포용금융이 반영된 지배구조 구축 노력 등을 정성적으로 평가한다. '포용금융 최고책임자'(CIFO) 등 조직 상황에 맞춰 포용금융 책임자를 지정하고 충분한 역할을 부여하도록 유도할 예정이다.
오유정 금융위 서민금융과장은 이날 사전브리핑에서 "경영자율성 침해 우려도 나올 수 있어 섬세하게 평가할 것"이라며 "은행과 소통을 많이 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사회적 배려 항목에선 청년의 자산 형성을 얼마만큼 지원했는지도 주요 평가지표로 설정됐다.
평가결과 '우수'나 '양호' 등급을 받은 곳들은 서금원 출연금을 최대 20% 깎아준다. 반대로 '미흡'한 평가를 받으면 최대 20% 가중되는 페널티를 받을 수 있다.
또 우수·양호 평가를 받은 곳들은 금융소비자보호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을 10% 이내로 감경되는 인센티브도 받게 된다. 감경 폭은 위반 사안의 경중을 고려해 10% 이내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내년 발표될 올해 실적평가는 첫 시범 운영인 만큼 평가결과 상위 30%에 속한 우수기관만 발표하고 인센티브·페널티는 적용되지 않을 예정이다. 내년도 실적 평가부터 인센티브·패널티가 적용된다.
한편, 금융위는 연체채권의 '종착지' 격인 대부업권의 새도약기금 참여도 적극 유도하기 위해 인센티브 방안을 연내 검토하기로 했다.
이억원 위원장은 "아직 금융권 현장에선 포용금융을 단순한 비용으로 인식하는 문화가 뿌리 깊다"면서 "포용금융이 일회성 선의에 그치지 않고 본질적 책무로 안착하려면 금융기관 조직문화로 완전히 뿌리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 금융공공기관, 15년 이상 장기연체 부실채권 4.9조 소각
금융공공기관의 부실채권 관리 방식도 바뀐다.
상환능력 중심으로 시효관리체계를 손질했다. 연체 후 5년이 경과해 1차 소멸시효가 도래할 때 차주의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능력이 없다면 소멸시효를 완성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기초생활수급자·장애인연금수급자 등 사회 취약계층은 연체금액과 관계없이 별도 심사를 거치지 않고 5년 소멸시효를 완성한다. 500만원 이하 소액채무의 경우 재산조사 결과 회수실익이 거의 없다면 역시 소멸시효를 완성한다.
연체 후 15년이 경과해 2차 시효가 도래하면 재산도피·은닉, 채무조정·회생 등 특정 사유를 제외하고 채무자 신청 없이도 연체액과 무관하게 소각을 진행한다.
이런 원칙에 맞춰 공공기관이 보유한 기존 장기부실채권도 정리키로 했다.
새도약기금 매각 대상은 아니지만 1차 시효가 도과한 연체 5년 이상∼7년 이하· 5천만원 이하의 부실채권 4천억원을 정비한다.
15년 이상 된 장기연체 부실채권 4조9천억원도 일괄 정비한다. 특히 이중 소멸시효가 도래하거나 신속 소각이 가능한 4조5천억원어치는 특이 사유가 없는 한 내년 1분기까지 즉시 소각할 예정이다.
금융공공기관의 5천만원 이하 개인·개인사업자 부실채권은 실제 매각 처리에 걸리는 시간까지 고려해 '연체 5+1년' 시점까지 캠코 매각을 원칙으로 하는 등, 캠코로의 채권매각 시기·대상을 구체화한다. 기관별로 다른 부실채권 관리기준도 통일할 예정이다.
또 금융공공기관 보증부대출은 대위변제 전이라도 채무조정을 진행할 수 있도록 절차를 마련했다. 그간 보증부대출은 연체 3∼6개월 후 보증기관 대위변제 후에야 채무조정이 가능해 적기에 재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었다.
ykb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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