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자금 수수 의혹 등 제기
대외 안보 상황도 정국 변수될듯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이스라엘 총선 개표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우파 진영이 선거에서 약진한 아랍계 정당을 겨냥해 미확인 불법 자금 수수 의혹 등을 제기하며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29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스라엘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아랍계 핵심 정당인 라암이 카타르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았다는 의혹과 관련해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에 조사를 의뢰했다.
네타냐후 소속 리쿠드당은 이를 '라암 게이트'로 명명하며 선거 조작을 주장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한발짝 더 나아가 아랍계 정당 지도부의 즉각적인 체포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 같은 공세는 아랍계 정당의 정치적 영향력을 축소하고 야권의 연정 구성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된다.
이날 오전까지 93%의 개표가 진행된 가운데 네타냐후 진영은 53석, 가디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 주도의 야권은 48석을 확보해 양측 모두 연정 구성 요건인 과반(61석) 달성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아랍계 주요 정당들은 도합 19석 확보가 유력해지며 확실한 캐스팅보드 세력으로 떠올랐다.
야권은 아랍계 정당의 지원 없이는 연정을 꾸리기 어렵지만, 네타냐후 측의 지속적인 공세 탓에 아이젠코트 전 참모총장은 아랍계와의 연대에 신중한 태도를 유지해왔다.
범아랍계 정당 '조인트 리스트' 측도 반(反)네타냐후 전선에는 협력할 수 있으나, 가자지구 파괴 작전을 지지해 온 아이젠코트 주도의 연정 참여에는 선을 긋고 있다.
선거 조작 의혹 제기와 함께 대외 안보 상황도 향후 이스라엘 정계에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가 다음 주 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예고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계획에 동참할 경우, 국가 안보 위기를 명분으로 야당의 비상 거국 내각 합류를 강제하거나 정국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최종 선거 결과가 확정된 후 연정 구성 권한을 부여할 1순위 후보자를 지명할 예정이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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