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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울변환소 증설, 16차례 협의에도 평행선…전력망 확충 난항

입력 2026-11-01 06:07  

동서울변환소 증설, 16차례 협의에도 평행선…전력망 확충 난항

동서울변환소 증설, 16차례 협의에도 평행선…전력망 확충 난항
주민 "이전 우선"·정부 "1조원 추가 비용"…협의 연장도 미정
정부, 국가기간전력망법 따른 실시계획 승인 요청 검토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동해안에서 수도권으로 전력을 공급하기 위한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이 주민 반대에 부딪혀 좀처럼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전력, 주민 대표 등이 두 달 넘게 16차례 협의를 벌였지만 변환소 이전 여부를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국가 전력망 확충 사업의 차질이 장기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은 경기 하남시 동서울변전소의 기존 설비는 실내로 옮기고 500kV(킬로볼트)급 초고압 직류 송전(HVDC) 변환소를 증설하는 사업이다. 이 변환소는 동해안 원자력발전소와 화력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수도권으로 옮기는 '동해안∼수도권 HVDC 선로'의 수도권 쪽 종착지가 된다.
1일 기후에너지환경부 등에 따르면 기후부와 한국전력, 동서울변전소 주변 주민 대표, 지역구 의원실 등이 참여한 '동서울변환소 협의체'는 8월 20일부터 10월 27일까지 16차례 회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변환소 증설을 인근 감일신도시 주민들이 전자파와 소음 등을 내세워 반대하고 이에 하남시가 인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사업이 표류해왔다.
이런 가운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등 때문에 전력망을 확충할 필요성이 더 커지자 지역구 국회의원인 이광재 의원과 국회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중재로 협의체가 구성됐다.
예정된 협의 기간은 두 달이었다.
하지만 이 기간을 넘기고도 양측은 접점을 못 찾았다.
16차 회의록을 보면 주민들은 여전히 인근 배알미동 등으로 이전을 요구하고 있다.
대체지로 이전을 검토하고 만약 이전이 어렵다면 이유를 '정량 평가 자료'와 함께 제시해 이를 제3의 전문기관이 검토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 구체적인 요구사항이다.
협의체에서 현재 계획대로 변환소를 증설할 경우 안전 대책과 보상 방안 등도 논의됐지만 주민 대표들은 이전이 '제1요구'라고 명확히 했다.
기후부와 한전은 대체지로 이전에 거액의 추가 비용이 발생하고 이미 지연된 사업이 더 지연될 수 있다며 난색을 보이고 있다.
배알미동으로 이전 시 1조원 정도 추가 비용과 6년가량 추가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기후부와 한전은 추산했다.
특히 배알미동은 '잘 보존된 녹지'로 '생태·자연도 1등급 개발제한구역'에 해당해 개발을 허가받기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기후부와 한전은 사업에 법·절차적 하자가 있거나 주민 생명·건강을 직접 위협한다는 객관·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도 아닌데, 단지 주민이 원한다는 이유로 부지를 바꾸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도 본다.
16차 회의에선 주민 측이 배알미동으로 이전을 공식 제안하면 한전이 검토 결과를 서면으로 제시한다는 정도의 결정만 내려졌다.
협의체에서 논의를 연장할지도 정하지 못했다.
기후부 측은 연장 시 그 기간에 무엇을 논의해 합의할지 서면으로 정리해 주고받은 뒤 연장 여부를 결정하자고 했다.
동서울변환소 증설 사업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사업을 통해 정부의 전력망 확충 역량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기를 공급받는 쪽인 수도권에서도 주민 반대에 밀려 사업을 제대로 진척시키지 못하면, 전력망이 지나가기만 하는 지역에 이를 수용시키기는 더 어려워진다.
최근 이현재 하남시장은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협의체에서 합의가 이뤄지지 않고 한전의 건축허가 신청에 대한 시의 보완 요구가 충족되지 않으면 건축허가 신청을 반려하겠다고 밝혔다.
협의의 마지노선은 10월 30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후부와 한전은 이달 말에는 협의가 안 되더라도 하남시에 실시계획 승인을 요청하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기간전력망법상 한전의 실시계획 승인 요청 이후 하남시가 의견을 제시하지 않아도 60일이 지나면 협의·승인이 이뤄진 것으로 간주된다.
실시계획이 승인되면 각종 인허가도 받은 것으로 의제된다.
동서울변환소를 종착지로 하는 동서울-수도권 HVDC 선로는 애초 2019년 준공될 예정이었으나 수년간 지연되고 있다.
동서울변환소 인허가는 순조롭게 진행돼도 3∼6개월, 이후 공사에 들어가 완공까지는 2년에서 2년 6개월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jylee2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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