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무역주의 확산 속 유럽과 협력 강조…스위스 수출품 99.8% 무관세

(서울=연합뉴스) 권숙희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30일 독일·스위스 대통령과 연쇄 회담을 갖고 유럽과의 협력 강화 의지를 밝히면서 보호무역주의 확산을 경계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을 국빈 방문한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중국은 유럽연합(EU)을 줄곧 동반자로 여겨왔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중국과 유럽이 동반자 관계라는 기본 입장을 지키고 평등한 대화의 기조를 유지한다면 이견과 문제들은 언제든지 해결될 수 있다"며 "그러면 양국 관계의 발전이 가로막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럽 측이 중국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면서 평등하고 질서 있는 세계 다극화와 포용적인 경제 글로벌화를 함께 추진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또한 "중국과 독일이 세계 2위와 3위의 경제 대국으로서 소통과 협력을 강화하고 새로운 협력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며 "양국은 폐쇄가 아닌 개방, 대결이 아닌 협력이라는 메시지를 대외에 발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독일이 유럽과 국제 문제에서 더 큰 역할을 하는 것을 환영한다"며 "독일을 포함한 각국의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해 초대형 시장의 혜택을 함께 누리는 것도 환영한다"고 말했다.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무역·과학기술·인공지능(AI)·환경보호 등의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독일은 중국과 함께 자유무역과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을 지지하기를 바란다"며 "보호무역주의와 무역전쟁에는 함께 반대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신화통신은 또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이 "'하나의 중국' 정책을 확고히 견지하며 양국 관계의 미래를 낙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은 전날 베이징대를 방문한 뒤 연설을 통해 중국이 경제적 자립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다른 국가들의 대중국 의존도를 높여서는 안 된다면서 중국과 유럽 간 무역 불균형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내년 3월 임기 종료를 앞둔 슈타인마이어 대통령의 방중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의 일본·한국 방문과 시기가 맞물린다. 메르츠 총리는 올해 2월 중국을 방문했다.
독일에서는 총리가 실질적으로 국정 운영을 맡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 역할을 한다.
시 주석은 이날 기 파르믈랭 스위스 연방 대통령과도 만나 양국 간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 체결을 계기로 경제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일방주의와 보호무역주의의 역풍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자유무역 협력은 중국과 스위스 관계의 가장 눈에 띄는 성과"라며 "각국 경제가 서로 연결되면 함께 발전하지만 문을 닫으면 모두 퇴보한다"고 역설했다.
파르믈랭 대통령은 "다자주의를 견지하며 자유무역을 수호함으로써 중국과 함께 세계의 발전과 번영, 평화와 안정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전했다.
회담 이후 두 정상은 중국·스위스 FTA 개정 의정서와 과학연구, 노동·고용, 언론 등 분야의 협력 문서 서명식에 공동 참석했다.
이번 FTA 개정 협정이 발효되면 중국 시장에 무관세로 진입할 수 있는 스위스 수출품의 비중은 수출액 기준으로 기존 절반 남짓에서 99.8%로 확대된다.
외신들은 이번 조치가 미국과 EU 등의 무역장벽 강화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라면서 중국이 유럽 국가와의 협력을 통해 자유무역을 지지하는 국가라는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분석했다.
스위스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EU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지만 EU 회원국은 아니다.

suki@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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