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신년사도 반도체·완제품 따로…메시지도 온도차
3분기 실적 격차 극명…100배 넘는 보상격차에 노노갈등 격화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107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 행진을 이어갔으나,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 간 격차가 갈수록 커지면서 '원삼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래 삼성전자의 사업 구조는 반도체와 완제품 사업 사이클이 반대로 움직이는 경향이 있었지만, 최근 전례 없는 반도체 가격 급등세에 완제품 부문의 부담이 극심해지면서 실적·보상 격차와 노노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임계점에 도달한 내부 갈등의 해법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올해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이 창사 이래 처음으로 별도의 창립기념사를 발표했다.

◇ 3분기 반도체 영업익 106.5조…완제품은 8천억 적자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57주년 창립기념일(11월 1일)을 앞둔 지난달 30일 반도체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전영현 대표이사(부회장)와 완제품 사업을 맡고 있는 디바이스경험(DX) 부문의 노태문 대표이사(사장)가 각각 기념사를 내놨다.
창립기념사는 지난해 전영현 부회장 단독으로 내놓는 등 지금까지 전사를 대표한 한 명이 발표해왔으나 올해 처음으로 반도체와 완제품 부문이 별도로 기념사를 했다. 삼성전자는 신년사도 올해 처음으로 양 부문이 따로 내놓은 바 있다.
이는 반도체와 완제품의 사업 구조와 성격이 확연히 다르고, 임직원에 전달할 메시지도 그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 없는 점을 고려한 결정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창립기념사에서 전영현 부회장은 호황에 안주하지 않고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야 한다고 주문한 반면, 노태문 사장은 품질·원가 경쟁력을 챙기는 동시에 신기술·신사업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속적인 사업 혁신이라는 지향점은 같지만, 반도체 부문이 방심하지 않는 긴장 유지에 방점을 찍은 반면 완제품 부문은 당면한 위기의 극복 방안이 핵심 메시지로 풀이된다.
이처럼 상이한 양 부문의 상황은 올해 3분기 실적에서 극명하게 드러났다.
전사 영업익이 107조4천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이 중 106조5천억원을 반도체 부문 홀로 벌어들였다.
반면 완제품 부문은 영업손실 8천억원으로 창사 첫 적자를 기록한 이전 분기에 이어 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 반도체 성과급 7.5억 받을 때 완제품은 600만원
실적 격차는 임직원 보상 격차와 내부 갈등으로 직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영업익 370조원을 기록할 경우 반도체 부문 내 메모리 사업부 성과급은 1인당 7억5천만원(연봉 8천만원대 초반 기준·세전)으로 예상된다.
반면 완제품 부문은 1인당 600만원 상당 자사주가 전부로, 메모리 사업부와의 격차가 100배를 훌쩍 넘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에는 반도체 부문만 시중가 200만~300만원대인 허먼밀러 사무용 의자를 도입하기로 했다.
이에 완제품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DS) 부문을 'Different Samsung(다른 삼성)'이라고 성토하는가 하면, 반도체 부문 직원들은 완제품 부문과 계열사를 싸잡아 '삼성후자'라고 조롱하는 사례도 적잖은 것으로 전해졌다.
노동조합끼리도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내년 임금·단체협상에서 반도체 부문의 분리 교섭 방침을 밝힌 가운데, 완제품 중심의 삼성전자 노조 동행(동행노조)은 공동 교섭을 요구하며 갈등을 빚고 있다.
그럼에도 부문 간 재무·회계·인사 등이 사실상 별도 회사처럼 운영되는 삼성전자로서는 당장 뾰족한 대책을 찾기가 어려운 형편이다.
노태문 사장은 지난 8월 경영현황 설명회를 통해 부문 간 분리 운영 및 성과주의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시장점유율 확대와 체질 개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그러나 최근 노 사장이 경영 현안을 공유하고 임직원들과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타운홀 미팅이 연기되면서 내부 갈등 해결이 쉽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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