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보시스템 먼저 타격 후 항공기·주요시설 파괴·파손시켜
AP "美당국, 국가안보 이유로 위성 이미지 공개 차단·지연"

(워싱턴=연합뉴스) 박성민 특파원 = 이란 전쟁이 시작된 이후 중동 지역의 미군 기지가 이란 측 공격에 파손·파괴돼 수십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다고 AP 통신이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위성 사진 분석과 현지 소식통을 인용한 이 보도에 따르면 지난 8월까지 이란과 및 친(親)이란 민병대가 시행했다고 주장한 115건 이상의 미사일 또는 드론 공격으로 26곳의 군사 기지가 피해를 봤다.
이란의 공격은 쿠웨이트의 미군 기지에 집중됐다. 쿠웨이트의 알리 알 살렘 공군기지는 최소 30차례 공격을 받아 최소 15개의 항공기 격납고와 수많은 창고, 주거지역 인근 건물 10채가 파손·파괴됐다.
쿠웨이트의 캠프 뷰링은 더 큰 피해를 봤다. 기지 내 격납고 대부분을 사용할 수 없게 됐고, 체육관이나 매점, 차고, 식당 등 병사들이 모이는 장소도 공격 대상이 됐다.
쿠웨이트뿐 아니라 바레인, 이라크, 요르단, 오만,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에 위치한 미군 시설도 공격 대상이 됐다.
이란은 미군기지의 레이더 등 조기경보 시스템을 먼저 노렸다. 공격 감지 및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한 뒤 기지 내 주요 시설을 타격함으로써 피해 극대화를 노린 것이다.
쿠웨이트의 캠프 아리프잔, 바레인의 해군 기지의 레이더 시스템 방호 시설이 파괴됐고, 사우디아라비아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와 요르단의 무와파크 살티 공군기지의 이동식 레이더도 표적이 됐다.
요르단에서는 미 육군이 전 세계에서 보유한 13대 중 하나인 약 5억 달러짜리 레이더가 파괴됐고, 카타르가 2013년 11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구매한 이 나라에서 유일한 레이더도 상당한 손상을 입었다고 AP는 전했다.
기술정보 컨설팅업체인 아마먼트 리서치 서비스의 NR 젠젠-존스 국장은 "이란은 수리나 교체가 어려운 데다 비용이 많이 드는 핵심 조기 경보 레이더를 표적으로 삼아 미 방공 시스템의 중추를 타격하는 데 우선순위를 뒀다"고 분석했다.
AP 통신은 이러한 피해가 발생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미군 당국은 국가안보를 이유로 위성 이미지의 공개를 차단하거나 지연시켜왔다고 지적했다.
통신은 "몇 달이 지난 지금도 전쟁 종식 시나리오는 제시되지 않았으며, 미국과 이란 양측 모두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는 교전이 재개될 경우 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짚었다.
미 싱크탱크 랜드연구소의 라파엘 코언 국장은 현대전에서 모든 부대가 "대규모의 저비용 드론 공격에 취약하다"며 "이것이 우리가 앞으로 직면할 작전 환경이다. 테러와의 전쟁 때처럼 고정된 인프라에 의존할 수 있다는 생각은 이제 끝났다"고 말했다.
min2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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