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예산 늘어나는 ‘취업성공패키지’… 부실 상담 악순화 해소될까

입력 2017-06-15 17:02   수정 2017-06-15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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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지난 6월 5일,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 예산안의 편성기준은 일자리 창출과 일자리 여건 개선이었다. 익숙한 이름도 등장했다. 취업성공패키지 일명 ‘취성패’다.
<p >정부는 일자리 여건 개선을 위해 1조 2000억 원을 배정했다. 이중 1350억 원은 취업성공패키지에 투입한다. 당초 3305억 원이었던 취성패 지원금은 추경안에서 4655억 원으로 확대됐다. 
<p >확대 근거는 3단계 수당 신설이다. 취성패는 총 세 단계로 나뉜다. 1단계 취업 및 진로상담, 2단계 직업 교육 및 훈련, 3단계 취업 알선이다. 기존에는 1~2단계에 참여수당으로 각 최대 25만원, 300만원씩을 지급했는데 실질 구직 활동 기간인 3단계에도 1인당 월 30만원씩 3개월간 추가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p >청년층을 중심으로 지원인원도 확대한다. 기존 31만6000명에서 36만6000명으로 5만 명가량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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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6월 5일, 정부가 발표한 추가경정 예산안 중 취업성공패키지 예산 확대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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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취성패, 얼마나 실효성 있을까
<p >그러나 취성패는 2009년 사업 시작 후부터 늘 찬반논란에 휩싸여왔다. 수당을 받고 직업훈련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많다. 
<p >실제 이용자들이 가장 많이 언급하는 불만은 ‘강의 및 강사의 자질’이다. 취성패는 시작 단계부터 한 명의 상담원과 세 단계를 동고동락하도록 구성돼 있다. 이 상담원은 대개 위탁기관 소속이다. 현재 위탁기관 소속 취성패 상담원은 약 2000명에 이른다.
<p >상담원은 1단계에서 주 1회 한 시간씩 3주에 걸쳐 직업상담을 해준다. 정규상담이 끝난 뒤인 2단계에서는 자격증 프로그램을 지원하거나 수시로 전화연락을 통해 취업 동향을 체크하고 3단계에 접어들면 본격적으로 일자리를 알선해주고 면접에도 동행한다. 
<p >그런데 상담원마다 역량이 천차만별이어서 큰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는 반면 ‘시간낭비’라며 불만을 토로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관심사나 지원 직무와 전혀 관련 없는 직종을 추천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왔다는 것. 
<p >취업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취성패를 이용해봤다는 A 씨(서울 4년제 대학 인문계열 졸업)는 “담당 상담사가 3회의 상담 시간 동안 사전 준비 없이 상담카드를 그대로 읽거나 문의한 직종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귀찮다는 듯 답했다”며 “집단상담 때 다른 신청자의 말을 들어 보니 상담사마다 상담 태도가 너무 달랐다”고 후기를 전했다. 
<p >A 씨는 또 “전공에 맞는 직종을 선택하고 싶었는데 상담사가 ‘어렵다’며 전혀 관련 없는 회사를 추천해줬다”며 “실제로도 취성패 추천 기업이나 교육과목이 인문계 졸업생이 도전하기 어려운 기술직이 많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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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회사 실적압박 때문… 상담사들 “우리도 억울하다”
<p >이 같은 문제는 직업상담사들 사이에서 관행으로 자리 잡은 ‘실적제’에서 비롯된다는 게 상담사들의 중론이다. 
<p >올해 고용노동부가 공개한 취성패 위탁기관 심사기준은 사업계획의 타당성(30점), 사업계획의 독창성(15점), 사업수행능력(35점), 인적자원 투자계획(20점)까지 총 100점으로 구성된다. 이중 배점이 가장 높은 사업수행능력의 평가 지표는 이전 경험과 실적이다. 실적에는 취업자 수가 포함된다. 즉, 취업자가 많을수록 유리하다.
<p >이렇다 보니 위탁기관에게는 자사 소속 상담원의 취업자 배출율이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를 높이는 방법은 바로 ‘인센티브 제도’다.<i ><u>(관련기사 : 취업용 디딤돌? 시간낭비?… 취준생 울리는 ‘취업성공패키지’)</u></i> 
<p >고용노동부 워크넷의 사설 상담사 모집공고를 보면 주 5일 풀타임 근무에 기본 연봉이 1800~2300만원 선으로 기재돼 있다. 하지만 실제 연봉은 이보다도 낮다는 게 한 취성패 상담사의 설명이다. 
<p >위탁업체 소속으로 서울의 한 지청에서 근무하고 있는 상담사 B씨는 “직업상담사는 기본적으로 실적과 뗄 수 없는 직업”이라며 “연봉 안에 성과급이 당연히 포함돼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라고 설명했다. 
<p >B씨는 또 “내담자를 관리하는 게 주 업무이지만 회사의 요구 때문에 프로그램을 홍보하고 내담자를 모으는 방법도 계속 생각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정작 상담을 준비하는 데는 소홀할 수밖에 없다”며 “입사 전까지는 직업상담사가 영업직일 것이라곤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p >‘위탁기관 검증 강화 하겠다’는 정부… ‘실적 평가기준’부터 개선돼야 
<p >고용노동부는 올 초 2017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계획 변경안을 발표했다. 참여대상을 확대하고 지원 방식을 다양화 하는 등의 내용을 골자로 한다.
<p >위탁사업기관 검증도 강화한다. 종전 평가등급 우수기관의 경우 계약을 자동 연장했던 것을 모든 위탁기관이 재경쟁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p >상담사의 자질 문제가 계속 제기돼 오면서 심사기준에 ‘상담원에 대한 근로조건 개선 및 교육투자 계획’ 항목도 신설했다. 임금지급수준(12점), 교육계획(6점), 성과상여금 운영계획(2점)을 기준으로 평가한다. 취업 인센티브 책정 기준 역시 근속기간에서 임금수준으로 변경했다.  
<p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상담 내실화를 위해 고객만족도 평가를 강화하고 상담사 교육도 확대할 계획”이라며 “임금을 추가 지원해 민간 위탁기관의 상담사 채용을 늘리고 상담사 1인당 구직자 수도 제한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p >하지만 위탁기관의 ‘실적연봉제’가 개선되지 않는 이상, 지금과 같은 불만은 계속 제기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p >또 다른 취성패 상담사는 “취성패 상담의 문제는 의식이 아닌 근무여건에서 비롯된다”며 “아무리 관련 예산을 늘려도 현행 ‘실적제’가 개선되지 않으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상담사는 “회사가 수시로 실적으로 압박해오는 상황에서 여유롭게 구직자 한 명 한 명 정성들여 교육할 상담사는 아무도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p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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