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8350원 시대… ‘1만원’ 주창자들도 “반쪽짜리 정책” 비판

입력 2018-08-07 10:56   수정 2018-08-08 09:14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정부의 2019년 최저임금 ‘8350원’ 방침에 노동계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3일, 내년도 최저임금을 8350원으로 최종 확정했다. 정부는 2020년까지 1만원으로 올려 당초 대선 공약을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8월 6일, 서울 가톨릭청년회관에서 ‘논란의 최저임금 1만원, 길을 묻다’는 주제의 토론회가 열렸다. 내년도 최저임금 고시 후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했던 활동가들이 처음 한 자리에 모였다.



[토론회 참석자 명단]

진행: 이혜정(알바노조 1기 사무국장)씨. 

토론: 구교현(알바노조 1기 위원장),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 박정훈(맥도날드 라이더), 장흥배(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 허영구(평등노동자회 대표) 씨.

정부 소득주도 성장에 ‘0점 25점 평가

토론회 참석자들은 한 목소리로 현 정부의 최저임금 대책을 비판했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곳은 ‘권문석 추모사업회’로 5년 전, 최초로 최저임금 1만원을 주장했던 알바연대의 대변인 故권문석 씨를 추모하는 단체다.

이들은 가장 먼저 노동계의 대응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알바상담소’ 상담사이자 맥도날드에서 1년 8개월째 라이더로 일하고 있는 박정훈 씨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중소기업 노동자가 최대 피해를 보면서 영세업자들이 들고 일어나고 있다. 영세업자와 근로자가 따로 외치는 상황”이라고 공동전선이 흐트러지는 데 안타까움을 표현했다.

현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참가자들은 정부에 0점, 25점, 30점 등 매우 낮은 점수를 주었다. 허영구 평등노동자회 대표는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은 사실상 선성장 후분배론의 변형”이라고 비판했다. 허 대표는 이날 김동연 경제부총리와 이재용 삼성 부회장이 만난 것을 지적하며 “재계의 규제혁신론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다”고 평했다. 김종진 한국노동사회연구소 부소장도 “정부가 소상공인 대책을 내놓지 않은 게 아쉽다”고 지적했다. 

장흥배 정치경제연구소 대안 상임연구원은 “실업률이 유례없이 치솟고 조세부담률도 너무 낮다”며 “최저임금 인상을 뒷받침할 정책 수단에 한계가 있다. 게다가 감세 국면으로 가면서 위기가 가속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확대시행계획이 발표된 근로장려세제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장 연구원은 “최저임금이 낮아져도 근로장려세제를 확대하면 괜찮지 않느냐는 문의도 있는데 근로장려세제 혜택은 파트타이머만 해당되며 최저임금 전일제 근로자는 혜택을 받지 못한다”면서 세제 수혜층의 폭이 좁음을 지적했다. 그는 “지금 같은 방식의 지원은 결국 빈곤 저임금을 관리하는 사다리에 불과하다”며 “길게 보면 변화가 없거나 마이너스 효과만 가져올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규직, 더 싸게 고용한 만큼 추가비용 지급해야

내년 최저임금 슬로건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김종진 부소장은 “최저임금이 모두의 임금으로 확장돼야 한다. 국가 유공자 지급액도 최저임금으로 결정된다. 어렸을 때부터 최저임금의 중요성을 알려주면 국민들의 인식이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년에는 9200원 수준에서 진검승부가 들어간다. 더한 논쟁이 있을 것이며 자본과 기업 경총에게 밀리면 시간이 걸리니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구교현 전 알바노조 위원장은 “기업은 비정규직을 더 싸게 고용하고 해고도 자유롭게 시킨다. 덕분에 경영을 효율적으로 하고 수익도 얻는다”며 “그렇기에 비정규직은 늘 생활이 불안정하다. 이들을 위한 추가비용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정훈 씨는 노조 결성 의무화, 자영업자노조, 주휴수당의 시급통합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장흥배 연구원은 “4차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하는 구호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는 4대보험을 고용에 연계했지만 앞으로는 매출과 이익에 연계하여 4차 산업혁명으로 피해를 입거나 복지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을 전면적으로 보호하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허영구 대표는 ‘3-3-3-7’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하며 정책패키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기본소득-노동시간단축-노동소득분배율 운동의 패키지가 필요하다”며 “정규직 고임금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는 투쟁은 한계가 있고 알바노동자 당사자들이 나서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tuxi0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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