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국 스타트업 CEO 50] 장내 미생물 기반 의약품 개발… ‘난치성질환’ 치료길 여는 ‘엔테로바이옴’

입력 2019-12-16 14:49   수정 2019-12-17 10:30


동국 스타트업 CEO 50

서재구 엔테로바이옴 대표(서울·고양 창업보육센터 입주기업)



[캠퍼스 잡앤조이=이도희 기자] 비만, 당뇨, 아토피 등 질환을 개인 맞춤형으로 ‘완전 치료’하는 꿈같은 일이 현실화될지도 모른다. 서재구(53) 대표의 ‘엔테로바이옴’을 통해서다.

연세대 생물학과에서 학사와 석사, 박사를 취득한 서재구 대표는 미국에서 5년간 노화를 연구하고 귀국 후에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 생산회사에서만 9년간 종균을 개발했다. 이 과정에서 서 대표는 대사질환의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있는 차세대 균종의 가능성을 발견했고, 일평생의 지식과 경험을 살려 지난해 엔테로바이옴을 설립했다. 엔테로바이옴은 장내 미생물을 기반으로 대사질환이나 면역질환 치료 및 예방이 가능한 의약품과 건강기능식품을 개발한다.

대표적 대사질환이 바로 비만과 당뇨다. 이 두 질환은 효과적인 치료약이 없어 난치성질환으로 분류돼있다. 염증성 장염이나 아토피같은 면역질환 역시 특효약이 없다. 그러나 최근 10년 간, 세계적으로 장내 미생물 관련 연구가 계속되면서 미생물과 질환과의 인과관계 및 치료 균종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서 대표는 바로 여기에 주목했다. 유산균과 비피더스균을 위주로 판매되고 있는 현재의 프로바이오틱스(traditional probiotics)는 섭취 및 효능에 대한 과학적 근거가 부족하기에, 질환과 인과관계가 증명된 미생물을 이용한 새로운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약, 즉 파마바이오틱스가 머지않아 크게 주목받을 것이라 예상한 것이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동물모델연구 시설이 잘 갖춰진 동국대 창업보육센터에 입주해 사업을 시작했다. 덕분에 프로바이오틱스를 공동연구해 온 김호준 동국대 교수와의 협업도 가능했다.

엔테로바이옴은 장 점막에 상주하는 세균들 가운데 과학적인 근거가 축적된 균종들을 파마바이오틱스로 개발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개발 초기 단계에 있는 아커만시아 뮤시니필라(Akkermansia muciniphila), 피칼리박테리움프로스니치(Faecalibacterium prausnitzii) 등의 극혐기성 균종을 선별 완료해 시제품 생산을 앞두고 있다.

4명이었던 직원은 유의미한 결과가 계속되면서 현재 9명으로 늘었다. 개인 투자를 바탕으로 창업한 초기 단계를 벗어나 기관투자 유치에 성공하여 올 6월에는 중소벤처기업부 팁스(TIPS) 과제에도 선정되었다.

그러나 자금 조달은 여전히 그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이다. 또한 회사 인력이 R&D전문가들이다 보니 홍보나 기타 사업을 위한 인력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서 대표는 “책이나 인터넷 영상을 보면서 회계공부를 직접 했다. 투자유치에 필요한 사업계획서 작성법도 하나하나 다시 학생 때로 돌아간 듯 열심히 공부했다”고 사업 초기를 회상했다.

서재구 대표의 최종 목표는 접근이 쉽고 부작용이 적은 치료약을 만드는 것. 현대인에게 대사질환이 점점 중요한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미생물 치료약으로 사람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고 싶다”고 서 대표는 말한다.

서 대표는 “현재 유행하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는 시장 진입장벽이 낮을 뿐 만 아니라 건강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며 “마이크로바이옴의 비교 분석을 통해 도출된 ‘차세대 프로바이오틱스’ 또는 ‘파마바이오틱스’는 유산균 프로바이오틱스에 비해 경제가치가 훨씬 클 것이다. 당장은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지만 기초 기반을 공고히 해 놓는다면 향후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시장의 선구자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서 대표는 “엔테로바이옴이 현재의 개발 과정을 꾸준히 지속해 나간다면 곧 개인맞춤형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까지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설립 연도: 2018년 5월

주요 사업: 미생물 기반 의약품 및 건강기능식품의 연구개발 솔루션

성과: 200여 명의 건강한 한국인들로부터 장점막에 서식하는 극혐기성 균종들의 ‘균주 라이브러리 구축’, 이들 세균들에서 항비만 효능, 면역조절 효능이 뛰어난 균주 선별 완료, 시제품 제작 공정 진입


tuxi0123@hankyung.com

[사진=이승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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