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발부터 유지도 까다로운 학군사관(ROTC)의 모든 것

입력 2020-02-19 17:21  


[캠퍼스 잡앤조이=김지민 기자/이상현 대학생 기자] 매년 3월이 되면 각 대학교 학군단이 학군사관후보생(ROTC) 지원자를 모집한다. 학군단은 지난 1959년 한국해양대학교에 국내 최초로 설치된 이래 60년 넘게 군 초급 장교를 양성해 온 제도다. 평범한 대학생도 장교가 될 수 있는 가장 흔한 방법, ROTC에 대해 알아봤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해당 기사와 무관)



초급 장교 70% 이상이 ROTC 출신

후보생을 지칭하는 공식 표현은 ‘학군사관후보생’이지만, 대외적으로 학군단, ROTC 등으로도 흔히 알려져 있다. 학군사관후보생이 학사 학위 취득과 동시에 대학을 졸업하면 군 초급 장교로 임관해 군 복무를 한다. 군에서 해마다 소위로 임관하는 7000여명 중 5000여명가량이 학군사관후보생 출신이다.

대학 별로 설치된 ROTC의 특성에 따라 육군, 해군, 공군, 해병대 중 하나의 장교로 임관할 수 있다. 한국해양대와 제주대 등 일부 대학은 해군·해병대 학군단만 보유하고 있다. 반면, 한국항공대 등은 공군 학군사관후보생만 선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대학에서는 육군 학군단의 수가 많은 편이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지원자가 적은 해병대의 경우, 육군 학군사관후보생 중 희망자 일부에게 지원 자격을 부여하기도 한다.

올해 상반기에 대학들이 선발하는 학군사관후보생은 61기와 62기다. 2학년 재학생이 61기, 1학년 재학생이 62기로 선발된다. 3·4학년 때 실질적인 학군사관후보생 생활과 신분 유지를 해야 하므로, 3학년 이상은 선발 대상에서 제외된다. 단, 1학년 때 선발 절차에서 탈락하여도 2학년 때 재도전의 기회가 주어진다.

선발 절차만큼 후보생 신분 유지도 까다로워

학군사관후보생을 선발하는 기준은 대학 성적과 체력평가 등 2가지가 대표적이다. 1학년 학생의 경우, 대학에서 받은 성적이 없으므로 고등학교 내신 성적을 대신 제출해야 한다. 체력평가에서는 통상적으로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오래달리기 등이 진행된다.

성적 평가와 체력 평가를 모두 통과하면 학군단 관계자와의 면접이 진행된다. 면접 진행 방식은 각 학군단에 따라 다르다. 1대 1, 1대다, 다대다, 토론 면접 등이 있다.

면접을 마치면 결과에 따라 최종적으로 학군사관후보생으로 선발된다. 최종 선발된 후보생은 학생과 군인 사이, ‘준군인’ 신분을 띄게 된다. 이 때문에 정치적 중립과 품위유지 의무를 지켜야 하며, 대학 평점 평균도 B~C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위반할 시 후보생 자격을 잃으며, 남성은 단기 사병으로 군 복무를 해야 한다.

후보생이 3학년이 된 후 정식으로 학군단 생활을 시작할 때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곳이 있다. 충청북도 괴산군에 있는 ‘육군학생군사학교’다. 후보생들은 이곳에서 방학마다 기초 제식, 군인화 교육, 장교 양성 훈련 등의 교육 과정을 반드시 이수해야 한다.

후보생이 4학년 겨울까지 교육과 훈련을 차질 없이 마치면 이듬해 2월에 소위로 임관한다. 이때부터 정식 군인 신분이며 장교로서의 복무 기간은 육군 기준 28개월이다. 희망자는 이후에도 복무 연장을 신청할 수 있으며, 일부는 장기 복무 대상자로 선발되기도 한다.



△사진제공=한국경제DB (해당 기사와 무관)

임진혁(27세·학군 55기) 씨는 한림대 171 학군단을 통해 육군 소위로 임관했다. 임 씨는 육군 포병 장교로 28개월 의무 복무를 하고 지난해 중위로 전역했다. 임진혁 씨를 만나 학군단에 대해 들어봤다.

학군단에 지원한 동기는

“여러 가지가 있다. 무엇보다 사병보다 장교로 복무하고 싶었다. 조직 운영 능력과 통솔력을 동시에 배우고 싶었다. 20대 초반에 많은 인원을 관리하는 직책을 맡기가 흔하지 않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또 대학 생활 중간에 군(軍) 휴학하기 싫었다. 공부를 꾸준히 하고 싶었고, 장학금이나 품위유지비 등 금전적인 혜택도 당연히 받고 싶었다.”

주변에 선후배나 동기 등 다른 이들도 비슷한 이유로 지원하나

“개인마다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다르다. 집안 형편이 어려운 친구들이 일부 있었는데, 군 장학금이 무시하지 못할 정도로 꽤 큰 금액이다. 현실적인 이유다. 학군단 생활을 할 때에도 이런저런 지원금이 나오고, 장교로 복무할 때에도 사병보다 높은 월급을 받는다. 물론 따라오는 책임감도 크다. 그밖에 군 지휘관인 아버지 뒤를 이을 목적으로 장교에 지원한 친구도 있었다. 이유야 복합적이지만 나라를 위해 조금 더 헌신해보겠다는 신념 하나만큼은 모두가 공유했다.”

선발 과정이나 후보생 생활 중에 유독 어려웠던 점이 있나

수시로 발목을 잡았던 것이 운동이다. 군인이라면 당연히 운동 능력이 뛰어나야 하고, 지휘자이기에 대원들보다 더 앞설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더 까다롭고, 엄격한 기준이 적용됐다. 남에게 허용되는 것일지라도, 나에게는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마음으로 늘 체력 관리에 임했다. 몸살 등 아플 때에도 체력 검정을 통과해야 하므로, 쉬웠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후보생이 된 후부터 중위로 전역하기까지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나

임관 후 부모님께서 계급장을 달아주시던 때가 한 번씩 생각난다. 부모님은 자랑스러워해 주셨는데 정작 나는 조금 머쓱하기도 했고, 신기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휘자가 된다는 것을 체감했기에 계급장의 무게는 가볍지 않았다.

학군단을 통해 장교가 되기까지 장단점을 꼽는다면

어느 한 쪽만 있는 제도는 분명 아니다. 장단점이 고루 있다. 대학 등록금 부담이 줄어든다는 게 현실적으로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방학마다 훈련을 받아야 하는 등 일정이 고정적이기 때문에 휴학이나 교환학생은 힘들다. 특히 인문 계열 전공자들은 교환학생이나 어학연수를 많이 갈 텐데, 학군단 생활과 병행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늘 훈련과 교육을 받아야 해서 일정을 조율하기 어렵다.

ROTC를 꿈꾸는 미래의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리더가 되는 일이다. 책임져야 하는 일도 많지만 그만큼 배우는 것도, 느끼는 것도 많았다. 그래서 ROTC 장교 출신들을 대상으로 우선 채용하는 기업도 종종 있다. 기업에서도 조직 운영 능력이 뛰어나며 책임감 있는 인재를 원해서다. 힘들지만 그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min5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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