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대학 지형도가 바뀐다 ③] '아이비리그' 뺨치는 해외 대학 어딜까… 다양한 학교모델·교육실험 관건

입력 2013-02-21 11:59   수정 2013-02-21 15:11


① '서울대=무조건 1위' 공식 깨졌다 … "평판보다 평가" 지각변동
② "2020년 대학, 신입생이 모자란다" 덩치 줄이고 강해져야 생존
③ 칼텍 웰즐리대 꿈꾼다 … 노벨상 힐러리 배출 노하우 '벤치마킹'
④ 탈(脫)규모 서강대 포스텍 한동대 울산대 금강대 주목받는 이유
⑤ 이대 프리미엄 NO! '적자생존' 7곳 남은 여대들 더 뜨겁게 경쟁


대학도 구조조정 시대다. 국내 대학들은 2020년 이전 '신입생 가뭄'을 겪을 전망이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 수가 전국 대학의 총 입학정원보다 줄어들기 때문. 대학은 몸집을 줄이고 더 강해져야 살아남는다. 창의적인 우수 인재를 길러내 미래 먹을거리를 마련해야 하는 소임도 있다. 삼성전자가 애플과, 현대자동차는 도요타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것처럼 국내 대학도 공고한 서열을 깨고 세계 무대에서 하버드, 케임브리지 등과 겨뤄야 할 때다. 우리 대학의 현주소와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5회에 걸쳐 다룬다. <편집자 주>

"미국 드렉셀대를 방문하고선 충격 받았어요. 학생들이 1년씩 기업에 나가 실습하고 있었습니다. 거기 비하면 학생들이 방학 동안 몇 주간 기업에 가 있는 국내의 단기 실습은 엉터리죠. 학생들이 재학 중 1년간 기업에서 집중 현장실습 하는 '4+1 학제' 를 도입할 겁니다."

임덕호 한양대 총장이 지난 14일 열린 '2013 한양 HR 포럼' 에서 현대자동차 삼성 LG SK 등 계열사 기업체 인사 담당자 70여명을 대상으로 한 말이다. 야심차게 밝힌 벤치마킹 대상은 흔히 꼽히는 해외 명문대가 아니었다. 공과대학 전통이 강한 드렉셀대는 기업 현장실습 제도인 'Co-op(Co-Operative) 프로그램' 으로 인정받는다.

하버드 프린스턴 스탠퍼드 매사추세츠공대(MIT) 등 귀에 익은 명문대 외에도 다양한 대학 롤모델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 학부 중심 실무교육에 힘써 높은 평가를 받거나 특정 분야에선 아이비리그를 앞서는 대학들도 눈에 띈다.

◆ '아이비리그' 아니라도 소수정예·학생교육 강점 롤모델

미국엔 다양한 형태의 고등교육기관이 있다. 크게 종합대인 유니버시티(University)와 국내 단과대 개념과 유사한 칼리지(College)로 나뉜다. 학문 분야나 교육과정 성격에 따라서도 갈린다. 종합대가 아닌 공대나 학부교육 위주의 리버럴 아츠 칼리지(Liberal arts college)가 이런 케이스. 디자인·항공 같은 전문 분야 교육기관 명칭엔 스쿨(School)이 붙기도 한다.

이런 분류가 대학 서열이나 우열 관계를 의미하진 않는다. 아이비리그가 명문대임은 분명하지만 원하는 분야나 진로에 따라 최고 대학은 다르다는 뜻이다. 대학마다 추구하는 모델과 강점이 달라 세분화 돼 있다.

MIT와 더불어 최고 수준 공대로 평가받는 캘리포니아공대(칼텍)는 소수 정예의 롤모델이다. 학부와 대학원 학생을 합쳐 2000명 조금 넘지만 지난해 더타임즈(The Times Higher Education) 세계대학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배출한 노벨상 수상자만 31명이다. 연간 입학정원 300명 규모의 포스텍(포항공대)이 롤모델로 삼고 있는 대학이 바로 칼텍이다.

새로운 공학교육을 목표로 2002년 개교한 올린공대도 각광받고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MIT 등에 중복 합격한 수험생들이 올린공대를 택해 유명세를 탔다. 학생들이 유명 기업 신제품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참여해 창의력과 문제해결 능력, 비즈니스 마인드를 갖추도록 했다. 소규모 칼리지로 칼텍보다도 작다.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모교인 웰즐리대는 여대다. 충실한 학생 교육으로 정평이 나 있다. 박찬길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는 "미국 동부 지역엔 웰즐리대를 포함한 '세븐 시스터즈' 로 불리던 소규모 우수 여대들이 있다" 며 "네임 밸류는 아이비리그 대학들보다 떨어지지만 교육 프로그램 질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 'OO분야 최고 대학' 다른 모델로 수요자 선택권 보장

학부교육 위주의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대외 평가도 높다. 윌리엄스대(사진)가 대표적이다. 미국 내 대학평가(US 뉴스&월드리포트)에선 리버럴 아츠 칼리지만 묶어 별도로 순위를 매긴다. 연구중심 대학들과는 교육 목표와 포커스 자체가 다르기 때문이다. 최근엔 국내에도 리버럴 아츠 칼리지와 유사한 '잘 가르치는 대학' 모델이 확산되고 있다.

한 유학원 관계자는 "학생들이 주로 지원하는 미국 대학은 전체 4000여개 가운데 유명한 30곳 정도" 라며 "리버럴 아츠 칼리지는 한국에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취업이나 명문 대학원 진학에 유리한 '알짜배기 학교' 인 경우가 많다" 고 귀띔했다.

특정 학문을 특성화하거나 산학협력 프로그램으로 높은 평판을 얻은 대학들도 눈에 띈다. 해당 분야에선 아이비리그 대학을 웃도는 평가를 받는다.

아시아·태평양국제교육협회(APAIE) 회장을 지낸 이두희 고려대 경영대학장은 "뉴욕대 경영대학 스턴스쿨(NYU STERN)의 경우 재무관리 분야에선 아이비리그를 제치고 톱클래스 수준에 올랐다" 고 말했다. 그는 "전략적 집중을 통해 학부 비즈니스스쿨을 독립시킨 데다 월스트리트 인근에 위치한 입지 조건도 이점으로 작용했다" 고 설명했다.

기업체 현장실습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낸 대학도 있다. 5년제 학제와 유동적 학기 운영으로 Co-op을 활성화했다. △미국 노스이스턴대: 5년제 2학기제(최대 3번 Co-op 실시) △캐나다 워터루대: 5년제 3학기제(최대 6번 Co-op 실시) △스웨덴왕립공대: 학·석사 통합 5년제(6~12개월 기업·연구소 프로젝트 수행) 등이 대표적이다. <하단 표 참조>

핵심은 대학 모델의 다양성이다. 연구중심 종합대 외에도 '작지만 강한 대학' 을 내세우거나 전략적 특성화로 수요자에게 어필하고 있다. 명문 버클리 음대나 미국 내 가장 오래된 항공대인 엠브리-리들, 디자인 분야 파슨스스쿨 등 그 분야에서만 통하는 명문이 따로 있다.



◆ 진화하는 해외 명문대… 'e에듀케이션'으로 확 바뀐다

아이비리그 대학들도 IT 기반 온라인 강의 공개를 골자로 혁신적 교육모델 실험에 나섰다. 스탠퍼드대가 출범시킨 코세라(Coursera)와 MIT의 'edX' 가 그것이다. 하버드 프린스턴 브라운대 등 유명 대학들이 연이어 동참했다.

기존 OCW(Open Course Ware)의 온라인 강의 공개에서 진일보한 것으로, 콘텐츠가 등록되면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IT 기기를 이용해 사전에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자연히 본 강의는 교수가 강의하고 학생은 듣는 전통적 방식에서 벗어나 토론식 수업이 가능하다. 오픈된 콘텐츠는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어 비용도 크게 절감된다.

이렇게 되면 내용이 유사한 기초과목 수업은 개별 대학이 각자 강의하지 않고 개방된 콘텐츠를 공유해 가르칠 수 있다. 스탠퍼드대, MIT의 질 높은 교육 콘텐츠를 활용하면서도 IT 기기만 있으면 별도 비용이 들지 않아 '저비용 고효율' 이다. 또한 기존 강의 방식에 비해 온라인 강의 후 토론식 수업을 진행할 경우 학생들의 성취도 역시 높게 나타났다.

국내에선 울산과기대(UNIST)와 KAIST, 포스텍 등이 팔을 걷어붙였다. UNIST는 코세라와 edX 등을 활용한 'e에듀케이션 프로젝트' 에 착수했다. KAIST도 지난해 '에듀케이션3.0 프로그램' 을 도입해 올해 20개 과목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임진혁 UNIST 학술정보처장은 "기존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뒤집힌 교육(flipped learning)' 개념이 들어온 것" 이라고 힘줘 말했다. 그는 "수익모델이 없다며 비관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처음엔 그렇지 않았느냐" 며 "단순한 교육의 사회적 기부 개념을 넘어 창의적 인재 양성의 새로운 교육모델이 도입됐다" 고 평가했다.

한경닷컴 김봉구 기자 kbk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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