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원양자원, 해결책 빠진 해명만…개미들 피해 '눈덩이'

입력 2013-03-18 08:52  


장화리 중국원양자원 대표가 350억원 채무 불이행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주주들에게 보내는 이메일을 통해 일련의 사태 책임이 채권자들의 이기적인 행동 때문이라며 회사 측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일부에서는 그러나 이번 해명이 오히려 의구심을 키우는 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최대주주인 장 대표의 보유 지분의 상당 부분을 이토록 쉽게 채권단에 넘어가도록 방치했다가 결국 주가 급락 사태를 맞게 된 것에 대한 해명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 중국원양자원 "상환 능력의 문제가 아닌 방법 상의 문제"…채무 상환 어려움 사전에 인지

장 대표는 18일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통해 국내 기관의 주식 담보권 행사와 대규모 물량 매도 등에 대해 "상환능력의 문제가 아닌 '방법상의 문제'"라고 밝혔다.

장 대표는 채권상환 연장에 대해 "지난 4분기 실적개선으로 현금 유동성이 호전됐지만 현지 외환당국의 규제로 인해 한국으로의 송금이 제한돼 또다시 연장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채권단이 중국 현지를 방문해 은행잔고를 확인했고 추가로 1000만주의 지분을 담보로 제공했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해 말 현재 현금 290억원 등 총 56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보유하고 있고 대부분의 은행 부채를 상환해 건실한 재무구조를 유지하고 있다며 회사 측의 상환 능력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상환기일을 연장하는 과정에서 채권단은 실현하기에 무리가 있는 추가 조건을 내걸었고 회사 측에서는 채권단의 요구에 적극적으로 협조한다는 차원에서, 올해 3월 28일까지 국내외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며 "무리한 조건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감수할 수 밖에 없는 입장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 대표의 '이메일' 해명에도 투자자들의 비판을 벗어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일부에서는 장 대표의 해명을 바탕으로 회사 측이 애초에 이달 28일까지 상환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있었음에도 어떤 위험성도 주주들에게 알리지 않았다는 점을 꼬집고 있다.

◆4개 국내 기관, 담보권 채무 3배수로 설정…장외 매도 통해 '탈출 중'

이번 사태로 인한 채무자인 회사나 채권자인 기관이 금전적인 손실을 볼 가능성은 거의 없다. 회사는 지난해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된 BW 발행을 통해 500억원 자금 조달에 성공했으며 기관 역시 채무의 3배수에 해당하는 담보 설정을 통해 안전망을 확보해놨기 때문이다. 대신 거의 모든 피해는 개인 투자자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

중국원양자원은 앞서 지난 15일 장 마감 후 2010년 9월30일 발행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와 관련해 사채권자들이 지난해 12월28일 작성된 질권설정계약서상의 의무 미이행(선박담보제공건 등)을 이유로 기한이익상실을 선언하고 질권을 행사했다고 공시했다.

사채원리금 미지급 총액은 295억8200만원으로 기존 채무 350억원 중 55억원은 채권자들의 주식담보 행사와 처분으로 회수된 것으로 파악된다.

실제 장 대표의 지분은 채권자들의 주식 담보권 행사로 지난 5일 43.11%(3026만6940주)에서 지난 15일까지 17.45%(1309만9641주)로 감소했다. 그는 중국원양자원이 350억원 규모의 BW 상환 채무에 대해 자신이 보유한 지분 3026만6940주를 담보로 제공했다. 채권자는 드림자산운용과 대우증권, 아주IB투자,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등이다.

지난 6일 드림자산운용은 담보권을 통해 신규 취득한 1024만7270주(11.41%) 중 116만3020주를 장외 매도(주당 2606원)해 처분했으며 지난 14일 아주IB투자 역시 장외에서 303만7735주(주당 2120원)를 매도했다. 대우증권은 324만2710주를 보유 중이며 에이티넘인베스트는 아직 주식 담보권을 행사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주식 담보 처분 왜?…장 대표 "채권단 배신행위" vs 채권단 "계약조건 불이행"

채권단이 주식 담보권을 행사하고 취득한 지분까지 처분한 것은 중국원양자원의 채무상환능력에 대한 의구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BW상환 기일은 연장하면서 요구했던 실물 담보, 중국원양자원이 보유한 선박에 대한 담보 조건이 끝까지 충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2010년 이후 장 대표가 꾸준히 보유 지분을 처분해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중국원양자원과 관련한 의구심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장 대표는 2010년 6월 보유 주식 500만~600만주를 블록딜(대량 매매)로 처분하려다가 실패한 뒤 2011년 11월 453만주, 지난해 3월 350만주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가장 큰 문제는 채권단이 주식을 팔아치워 손실을 회피하는 과정에서 주가가 급락, 일반투자자들에게 모든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이달 들어 주가가 3910원(4일 장중 고가)에서 2555원(14일 종가)으로 떨어지는 동안 개인 투자자들은 420만주 이상을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은 300만주 이상을 순매도했다. 온라인 주식 커뮤니티에는 일부 개인 투자자들이 회사 측의 지난 실적이 뛰어나다며 채무 상환 능력이 있다고 주장해왔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지난 15일 사채 원리금 미지급 발생에 대한 공시불이행을 이유로 중국원양자원에 대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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