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 너무 많아 '행복한' 독일, 유로존 실업률 12% 속 나홀로 5%…우수인재 '독식'

입력 2013-04-16 16:58   수정 2013-04-17 02:04

비결은 숙련공 키우는 '고졸 직업교육'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신년 국정연설에 재키 브레이라는 미혼 여성을 초대했다. 브레이는 정비소에서 일하다 해고됐으나 독일 기업인 지멘스에서 그의 재능을 인정해 회사 비용으로 대학 교육을 받게 하고 졸업 뒤 채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지멘스는 일자리 창출의 롤모델”이라고 극찬했다.

이후 에릭 슈피겔 지멘스 미국법인 대표는 미국 의회를 비롯한 수많은 곳에서 일자리 창출과 관련된 질문을 받았다. 지멘스, 나아가 독일이 어떻게 최악의 경제위기에도 생산을 늘리며 채용을 이어갈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슈피겔 대표는 짧게 답했다. “숙련된 노동자가 핵심입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직업교육을 기반으로 한 독일의 시스템이 일자리 창출과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해법이 되고 있다”고 15일(현지시간) 소개했다.

미국의 지난달 실업률은 7.6%다. 8%대였던 지난해에 비해 많이 낮아졌지만, 여전히 높은 수치다. 일자리 자체가 부족한 건 아니다. 미국 노동부 통계에 따르면 350만개의 일자리가 비어 있다. 문제는 높은 수준의 기술을 갖춘 숙련공이 없다는 것.

FT는 문제의 핵심을 미국의 교육 시스템에서 찾았다. 독일에선 고등학교 졸업자의 절반 정도가 직업교육학교로 진학한다. 이 중 40%는 고급기술을 익히기 위해 ‘도제식’ 교육을 받는다. 반면 미국에선 졸업 후 고급 기술을 익히기 위해 훈련받는 사람은 전체 노동자의 0.3%에 불과하다.

반면 대학 진학자는 너무 많다. 조사에 따르면 미국 택시기사의 15%, 단순 판매직의 25%가 대학 교육을 마쳤다. 불필요한 고학력자가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 에드워드 루스 FT 칼럼니스트는 “재정 부족으로 허덕이는 미국의 직업교육 전문학교를 살리는 것이 경제회복의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슈피겔 대표는 “기업들의 리쇼어링(해외 제조업 생산시설 국내 회귀)은 미국 경제 회복을 위한 기회가 될 수 있지만, 숙련된 인재가 없다면 이 기회는 날아가 버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독일은 ‘일자리 블랙홀’이라는 지적을 받는다. 우르줄라 폰 데어 라이엔 독일 노동부 장관은 최근 “독일의 노동력 부족 현상은 심각하다”며 “다른 유럽 국가의 고급 인재를 더 많이 받아들이고 싶다”고 말했다. 실제로 독일은 이민법 완화 등의 조치로 주변국의 고급 인재들을 독식하고 있다. 독일 이민사회통합재단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독일로 이주해온 3분의 2가 유럽 출신이며, 이 중 20% 이상이 대졸 이상의 고학력자다. 18% 정도인 독일의 대학 졸업률보다 높은 수치다.

이는 유럽 경제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을 낳고 있다. 지난달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실업률은 12%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지만, 독일의 실업률은 5%대다. 우수 인재가 독일로 빠져나가면서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주변국들의 산업 공동화는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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