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기업도시 울산·포항] '죽은 바다' 되살린 포항운하…글로벌 해양관광도시 '신호탄'

입력 2013-05-02 15:30  

창조경제 모델 포항

동빈내항에 형산강 다시 잇는 길이 1.3km의 포항운하 건설
수변공간에 호텔·쇼핑몰…국내외 관광객 2000만명 방문…年1조 이상 경제효과 기대




1973년 7월 경북 동해안의 영일만 모래사장에 103만톤()짜리 용광로가 세워졌다. 1968년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특명을 받은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 설립한 포항제철소가 한국 중화학공업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이 때부터 포항시는 울산과 함께 국내 대표적인 기업도시, 산업도시가 됐다. 포스코를 시작으로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강 등 철강업체들이 몰려들었고 지금은 모두 330여개 업체가 가동되고 있다. 고용인원만 1만5000여명에 이른다.

이렇게 줄곧 철강도시, 포스코 도시로 불려온 포항시가 획기적인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그 핵심요체가 바로 ‘포항운하’ 프로젝트다.

포항시 남구 송도·해도동과 북구 죽도동에 걸쳐 형성된 동빈내항은 긴 파이프처럼 생겼다. 바닷물이 순환하지 못하고 갇혀 있는 바람에 악취가 온종일 진동하는 사실상 ‘죽은 바다’나 다름없다. 이런 동빈내항의 무거운 콘크리트와 아스팔트를 말끔히 걷어내고 여기로 형산강의 물줄기를 다시 잇는 게 바로 포항운하 건설사업의 핵심이다.

40여년 전만 해도 동빈내항의 모습은 지금과 전혀 달랐다. 형산강과 물길이 이어져 있었다. 이 물길에서는 물고기들이 노닐고 시민들이 멱까지 감던 곳이었다. 그러나 인근에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고 주변 도심이 개발되면서 1.3㎞ 길이의 형산강 지류 물길이 아예 막혀버렸다. 물길이 끊기고 바닷물이 동빈내항에 갇혀 버리는 결과가 되면서 동빈내항은 사람들이 살기 힘든 슬럼가로 급속히 쇠퇴해갔다.

2006년 취임한 박승호 포항시장은 이 때부터 총 사업비 1600억원을 투입해 형산강 입구에서 포항 도심에 위치한 송도교 인근 동빈내항까지 1.3㎞ 구간에 물길을 뚫어 폭 15~26m, 수심 1.74m로 운하를 건설하는 대역사에 들어갔다. 포항시 관계자는 “현재 오수 차집관로와 선착장 건립 공사가 50%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어 빠르면 8월, 늦어도 오는 10월에는 형산강 물길을 연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금까지 포항운하에 투입된 연인원은 1만4100여명에 이른다. 굴삭기와 크레인 같은 중장비도 45000여대가 동원됐다. 포항운하가 열리면 40여년간 동빈내항에 갇혀 썩고 있던 생활폐수가 사라지고 푸른 물이 넘실거리게된다.

포항시는 포항운하 완공 후 동빈내항을 세계 4대 미항으로 만들기 위한 야심찬 프로젝트도 구상하고 있다. 이른바 ‘T9 Ocean 프로젝트’다.

송도해수욕장 복원사업이 대표적이다. 포항제철소가 들어서기 이전의 송도해수욕장은 명사십리 청정백사장을 자랑했던 전국 최고의 해수욕장으로 이름을 떨쳤다. 그러나 제철소가 들어서면서 백사장이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고, 청정해역이 오염되면서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겼다. 급기야 2007년부터는 해수욕장 개장이 중단됐다.

포항시는 포항운하가 열리는 대로 국비 390억원의 지원을 받아 총길이 1.7㎞의 옛 백사장 복원사업에 나선다. 포항시 관계자는 “송도해수욕장 복원에 투입될 모래양만 72만㎥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포항운하 건설로 총 9만6455㎡에 달하는 수변공간도 생겨난다. 포항시는 이 가운데 3만4000여㎡를 상업시설(조감도)로 개발키로 했다. 이곳에는 보트 선착장과 저층형 수변상가가 문을 열고, 송도해변에는 객실 1000실 규모의 최고급 5성급 호텔과 비즈니스 모텔이 건설될 예정이다. 벌써부터 포항운하 주변에 들어서게 될 대규모 복합테마상가에 국내외 레저업체와 대기업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 포항시 측의 설명이다.

포항운하에는 20급 소형 크루즈 2척과 소형 동력선(리버크루즈) 10척, 베네치아 곤돌라 10척 등 모두 22척의 해상 교통수단을 도입해 국제적 도심해양관광명소로 육성할 계획이다.

크루즈 노선은 동빈내항 선착장을 출발해 형산강 하류, 송도해수욕장, 동빈큰다리를 한 바퀴 돌아오는 6.62㎞ 구간으로 운항시간은 60분이다. 리버크루즈는 길이 5m, 폭 2m, 승선 인원 10명 규모로 동빈내항 선착장~죽도시장~형산강 입구까지 3㎞를 왕복 운항한다. 승선인원 4~5명의 곤돌라도 리버크루즈와 같은 구간을 운항한다. 포항운하와 연계한 영일만 대교와 해상신도시 건설 등 오는 2030년까지의 중장기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포항시는 포항운하 개통으로 연간 국내외 관광객 2000만명이 포항을 찾아 1조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박승호 포항시장은 “포항은 이제 포항운하 건설로 호주 시드니와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이탈리아 나폴리에 이은 세계 4대 미항으로 국제 관광도시 포항의 꿈을 실현할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포항=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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