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코리아' 기업이 뛴다] 현대, 금융위기 美에 일자리 6000개 선물

입력 2013-05-06 15:42   수정 2013-05-06 16:39

완성차 공장 짓고 품질 경영
조지아 주지사가 기아차 찾아
한국 운전면허 허용법 서명




지난 1일 미국 조지아주에 있는 기아차 공장 연수원에선 이색적인 행사가 열렸다. 네이슨 딜 조지아 주지사는 이날 ‘외국 운전면허 허용법(HB 475)’에 서명했다. 한국 운전면허 소지자가 별도 시험을 치르지 않고도 조지아주 면허를 발급받을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이다. 조지아주가 법안 서명 장소로 기아차 공장을 선택한 건 미국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해준 현대·기아차그룹을 배려한 결정이었다. 현대·기아차그룹이 미국 내에서 갖는 위상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한때 세계 시장에서 ‘싸구려 차’로 통했던 현대·기아차의 위상이 몰라보게 높아졌다. ‘저가차’나 만드는 회사에서 이제는 미국 유럽 등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서 ‘신흥 강자’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3년간 세계 시장에서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진 곳도 현대·기아차였다. 브랜드 가치도 10년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현대·기아차의 고속성장은 해외 시장에서 ‘한국차’에 대한 인식도 바꿔놓고 있다.

○‘저가차’ 브랜드에서 ‘신흥강자’로

2004년 영국 BBC의 자동차 전문 프로그램은 현대차 엑센트에 대해 이런 평가를 내렸다. “싸구려 점심 값만도 못한 차.” 그 즈음 자동차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현대차나 기아차를 찾아보기는 힘들었다.

10년이 지난 지금 현대·기아차의 위상은 몰라볼 정도로 높아졌다. 양(量)과 질(質) 두 측면에서 ‘괄목상대’라는 사자성어가 어울릴 만한 변신을 이뤄냈다. 미국 시장이 대표적이다. 현대차가 미국 시장에 진출한 건 1986년. 그해 엑셀을 미국 소비자들에게 처음 선보였다. 기아차도 10년 뒤인 1994년에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초창기 현대·기아차에 대한 평가는 인색했다. 당시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품질조사에서 현대차는 순위권 밖이었다.

현대·기아차에 대한 미국 시장 평가가 달라진 건 2000년 초반부터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취임 이후 품질 혁신을 강조했다. 그 결과 현대차는 2003년 미국 소비자잡지 컨슈머리포트 품질조사에서 2위에 올랐다. 2004년엔 JD파워의 신차품질조사(IQS)에서 도요타에 이어 사상 처음으로 2위를 차지했다. 당시 쏘나타(YF)가 중형차 부문 1위에 오르자 미국 언론은 있을 수 없는 일이 발생했다는 의미로 ‘사람이 개를 물었다(man bites dog)’는 표현을 써가며 놀라움을 표시했다.

미국에 공장을 짓는 현지화 전략도 추진했다. 현대차가 2005년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지은 데 이어 2010년 기아차도 조지아주 웨스트포인트에 연산 30만대 규모의 완성차 공장을 신설했다. 두 공장이 들어서면서 만들어낸 일자리는 6000여개에 달했다. 당시 GM, 포드 등 자국 자동차 회사의 구조조정을 지켜봐야 했던 미국 사람들은 현대·기아차의 투자를 쌍수를 들어 반겼다.

○현대차 선전에 한국 차 인지도 ‘껑충’

작년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판매한 자동차는 총 126만1000대. 시장 점유율은 8.7%였다. 2000년대 초 3%대였던 점유율을 10년 만에 세 배 가까이 높였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시장 진출 27년 만에 누적 판매량 800만대를 돌파하는 기록도 세웠다.

미국뿐만이 아니다. 해외 시장에서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현대·기아차의 작년 전세계 판매량은 712만대로 GM·도요타·르노닛산·폭스바겐에 이어 세계 5위를 기록했다.

물량이 늘어나는 데 맞춰 현대·기아차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노력을 강화했다. 2008년부터 미국 최대 스포츠 이벤트인 슈퍼볼에 대규모 광고를 내보내고 있는 것도 브랜드 강화 차원이다. 작년 현대차(광고 5편)와 기아차(광고 1편)가 슈퍼볼 광고비로 지출한 돈은 270억원에 달했다. 올해 슈퍼볼 광고에는 이보다 많은 360여억원을 투입했다. 현대·기아차는 또 세계적인 관광 명소인 미국 뉴욕 타임스스퀘어에 옥외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런 노력의 결과 현대차는 작년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100대 브랜드’ 조사에서 53위를 기록했다. 기아차도 87위에 올랐다. 역대 최고 성적이다.

국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해외 시장에선 현대·기아차가 한국차와 같은 의미로 통한다”며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기아차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한국의 이미지를 좋게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태명 기자 chihi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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