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운동 代母' 박영숙 전 이사장 타계

입력 2013-05-17 17:13   수정 2013-05-17 21:40

암 투병중 별세…향년 81세

첫 공익재단 한국여성재단 설립

평민당 전국구 1번으로 국회 진출…가족법·고용평등법 등 개정 주도
"죽는 날까지 현역으로 살고 싶다"…미래포럼·안철수재단 등 맡아 활동



‘한국 여성운동계 대모(代母)’ 박영숙 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이 17일 별세했다. 향년 81세. 그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암 투병생활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1932년 평양에서 태어난 박 전 이사장은 전남여고와 이화여대 영문과를 졸업한 뒤 기독교여자청년회(YWCA)를 통해 여성·시민운동에 뛰어들었다. YWCA연합회 총무,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처장,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등을 맡아 평생 여성운동에 힘썼다.

박 전 이사장은 1967년 진보적인 신학자였던 고 안병무 교수와 결혼했다. 1976년 민주화 운동으로 구속된 안 교수의 구명 시위에 나서면서 사회운동을 본격화했다. 특히 1986년 부천경찰서 성고문사건대책 여성단체연합회장을 맡아 여성인권 세우기에 앞장섰다.

1999년엔 국내 시민사회 최초 공익재단을 설립했다. 그게 바로 한국여성재단이다. 공익재단 명칭조차 생소했던 당시 박 전 이사장은 한국여성재단을 세워 이후 아름다운재단 환경재단 등 주요 공익재단 설립의 물꼬를 텄다. 2009년엔 여성·환경·시민운동을 지원하는 재단법인 ‘살림이’를 창립했으며 아시아 빈곤 여성의 자활을 돕는 ‘두런두런’ 설립도 주도했다.

그는 환경 분야에서도 폭넓은 활동을 벌였다. 유엔환경개발회의 한국위원회 공동대표, 여성환경연대으뜸지기,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 이사장을 거쳤으며 김대중정부에선 대통령 직속 지속가능발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박 전 이사장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인연으로 1987년 평민당에 입당, 정치인의 길도 걸었다. 13대 국회 때 평민당 전국구 1번으로 국회의원이 된 뒤 평민당 총재권한대행, 민주당 최고위원 등을 지냈다. 호주제를 완화하는 가족법 개정을 주도했으며 남녀고용평등법 개정, 탁아법 제정, 환경부 위상을 높이는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에도 큰 역할을 했다. 2009년 김대중 전 대통령 서거 당시 영결식에서 추도사도 낭독했다.

그는 “죽는 날까지 현역으로 살고 싶다”며 말년까지 미래포럼 및 여성평화외교포럼 등의 이사장,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설립한 안철수재단(현 동그라미 재단) 이사장 등으로 활동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시절 ‘100인 기부릴레이’를 이끌며 국내 기부문화 활성화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고인의 안타까운 소식에 추모의 글이 이어졌다. 한명숙 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편안한 모습으로 영면하신 선생님은 언제나 당당하고 소박하셨다”며 “후배들에게 맛있는 밥을 손수 만들어주시던 그 마음은 따듯한 어머니의 마음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닮고 싶습니다. 편히 잠드소서”라고 추모 글을 남겼다.

빈소는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마련됐다. 발인은 20일 오전 7시30분, 장지는 마석 모란공원.

02-2227-7550 백승현 기자 kcs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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