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미나문방구’ 포스터엔 봉태규가 없다… “그래서 좋아”

입력 2013-05-22 06:59   수정 2013-05-31 11:50


[김보희 기자 / 사진 김치윤 기자] ‘소년 같은 배우’ 봉태규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다. 학교 담벼락에서 몰래 담배를 피우는 불량 학생 이미지부터 아이들에게 맨날 얻어터지면서 빵셔틀을 하는 힘없는 아이, 엄마 몰래 야한 동영상을 보는 말썽꾸러기까지. 봉태규가 서른 세 살임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그를 생각하면 ‘철이 덜 든’이라는 이미지가 강렬하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봉태규는 이런 고정관념을 산산이 부숴버렸다. 그는 영화 ‘미나 문방구’(감독 정익환, 제작 별의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진지하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성숙한 대답으로 분위기를 긴장시켰다.

봉태규는 ‘미나 문방구’에서 첫 발령 난 초짜 초등학교 선생님이자, 문방구 집 딸 미나(최강희)의 동창 최강호 역을 맡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봉태규가 출연한 영화인데 ‘미나 문방구’ 포스터엔 봉태규가 없다. 포스터에는 최강희와 문방구 앞에서 노는 아이들만 가득할 뿐이다.

속상할 법한 봉태규는 뜻밖에 “그래서 좋다”는 대답을 내놓았다. 그는 “영화 제목이 ‘미나 문방구’인데 최강호가 꼭 나와야 하는 법이 있느냐. ‘미나 문방구’니까 문방구와 미나가 나오는 건 당연하다. 하지만 사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포스터에 아이들만 있어도 충분할 것 같다. 결국은 아이들이 주연인 영화인 것 같다”고 덧붙여 궁금증을 자극했다.


그는 “요즘 포스터를 살펴보면 출연하는 인물이 모두 등장해 제각각 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다. 내 개인적으로 그런 영역을 나누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며 “주연, 조연 따질 것 없이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면 되는 거고, 포스터에는 정말 중요한 포인트만 나오면 되는 거라 생각한다. 얼굴이 안 나와서 ‘섭섭하다’는 감정은 느껴본 적도 없고 느낄 필요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이어 봉태규는 최고의 조연을 뜻하는 단어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요즘 기사나 보도자료 등을 살펴보면 신스틸러, 명품조연, 미친 존재감 등 조연을 지칭하는 말이 많다. ‘주연 못지않은 조연’ 이런 말도 칭찬인 것 같지만 결국 나누기 식이 되는 것 같다. 그래서 이 단어를 굉장히 싫어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봉태규가 싫어하는 ‘신스틸러’ ‘명품 조연’ ‘미친 존재감‘ 3가지는 그가 제일 많이 들어보았을 법한 말이다.

이에 그는 “나 역시 작품 5편 만에 주연의 자리에 오른, 굉장히 빠르게 주연이 됐다. 하지만 내가 주연을 하다가 어느 날 조연을 할 수 있고, 필요하다면 특별출연부터 지나가는 엑스트라 역도 할 수도 있는 것”이라면서 “배우로서 극에 정말 필요한 역을 하고 싶은데 세상의 시선은 ‘네가 그걸 왜 해?’ ‘그 정도 급은 아닌데’ ‘정말 힘들구나!’ 등등 편견으로 바라본다. 그래서 3가지 단어가 나누기 식의 표본 같아 안 좋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봉태규는 “내가 좋아하고 닮고자 하는 배우는 리버 피닉스다. 그는 많은 인기를 얻었음에도 작품에 필요하다면 주연, 조연, 단역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나 역시 ‘급’이라는 단어로 나누기보단 내가 필요한 역에 최선을 다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면서 앞으로 자신이 펼쳐갈 배우 생활에 대한 남다른 포부를 밝혔다.

그렇다면 봉태규는 앞으로 어떤 역을 맡고 싶을까. 그는 “배우로서 다양한 배역을 꿈꾸지만 큰 변화는 바라지 않는다”면서 “2년 6개월이라는 공백기가 있어서 그동안 작품을 못했다. 지금은 고르는 것보다 다양한 작품으로 관객들을 찾아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해 꾸준히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소년 같은 겉모습 속에 진지함과 연기에 대한 열정이 누구보다도 뜨겁게 느껴지는 배우 봉태규, 앞으로 그가 맡을 역할은 또다시 웃음을 주고 말썽 피우는 대중에게 익숙한 개구쟁이 캐릭터 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속에서 자신의 열정을 찾고 작은 역과 큰 역 가리지 않고 대중에게 다가간다면 대중들의 마음속에 꾸준히 남을 배우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한편 봉태규는 ‘미나 문방구’ 개봉과 더불어 SBS 예능프로그램 ‘화신: 마음을 지배하는 자’에 MC로 발탁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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